美 보험사 CEO 살해범 “기생충들 자초”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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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쪽 분량 수기로 작성해 소지
대기업에 악의 품은 것으로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CEO인 브라이언 톰슨 살해 용의자인 루이지 만조니(사진·26)는 미국 사회와 대기업에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만조니를 체포할 당시 그의 소지품에서는 세 쪽 분량의 손으로 직접 쓴 선언문이 발견됐다. 이 선언문에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경찰 보고서는 만조니가 톰슨의 살해를 제약업계의 부패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여겼다고 평가했다. 만조니는 선언문에서 “갈등과 트라우마를 일으킨 것을 사과한다. 하지만 그것은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프 케니 뉴욕경찰청 수사국장도 브리핑에서 만조니에 대해 “‘코퍼레이트 아메리카’에 악의를 품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코퍼레이트 아메리카는 미국의 대기업 또는 미국의 자본주의 경제질서를 지칭하는 용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만조니는 볼티모어에 있는 명문 사립학교인 길먼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게임업계 등에서 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만조니는 지난 4일 오전 6시 44분께 뉴욕 한 호텔 입구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권총으로 톰슨 CEO를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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