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본격 운영…“수도권 첫 해양문화시설”
인천 월미도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 7000여㎡ 규모 조성
선사 시대부터 해양교류 역사, 해운·항만 발전 등 ‘한눈에’
개관 기념으로 구연동화·마술공연·공예체험 등 부대행사 풍성
수도권 첫 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지난 11일 인천 월미도에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해양수산부는 수도권에 처음 설립된 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이 지난 11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13일 밝혔다.
‘바다를 만나다, 미래를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개관식에는 송명달 해수부 차관,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 등 각계 인사 및 지역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탄생을 축하했다.
인천시 중구 월미도에 위치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 7000여㎡의 규모로 건립됐다.
박물관은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우리나라 해양 교류의 역사와 해운·항만의 발전,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와 관련한 문화예술을 전시한다. 주요 시설로는 어린이박물관(1층)과 디지털 실감 영상실(1·2층), 해양교류사실, 해운항만실과 도서자료실(2층), 해양문화실과 기획전시실(3층),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시설과 카페 등 방문객 편의시설(4층)로 구성돼 있다.
개관을 기념해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하신 분들을 위한 ‘기증특별전-순항’이 열리고 있다. 기증특별전에서는 박물관 개관을 위해 소중한 해양유산을 기증한 기증자 33인의 주요 유물 341점이 최초로 선보인다. 특히, 13일부터 15일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구연동화, 마술공연, 페이스페인팅, 공예체험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오는 18일에는 ‘해양문화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박물관 시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대주제 아래 상설전시 3개실, 기획전시실, 어린이박물관 및 디지털실감영상실 2개실을 조성했다.
상설전시실은 ‘해양교류’, ‘해운항만’, ‘해양문화’ 3개 핵심주제로 나누어 조성했다.
‘해양교류사실’은 선사시대부터 현재로 이어진 우리나라 해양교류의 역사를 조망한 공간이다. 대표 전시물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해양선박인 통일신라 <영흥도선 모형>, 송나라 사절 서긍이 고려 사행에 관해 남긴 기록인 <고려도경>, 백제에서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이 출발지였던 지금의 인천 연수구에 있는 ‘능허대 나루터’를 그림으로 표현한 조선후기 <능허대 실경산수화>가 있다.
‘해운항만실’은 우리나라 해운·항만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해상물류를 통한 우리의 일상에 쓰이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의 운송 경로, 스마트 항만 등을 디지털 키오스크, 인터랙티브 영상 등으로 관람객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이해하는 체험형 전시로 조성했다. 대표 전시물로는 한국해사기술 신동식 회장이 작성한 해양수산부 설립에 토대가 된 <1960년대 우리나라 ‘해사행정 일원화’ 관련 공문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인 <알헤시라스호 모형>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해양문화실’은 다양한 어법과 어구, 갯벌, 어시장, 소금 등 바다와 함께 살아가며 형성된 사람들의 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국민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마땅한 해양문화시설이 없어 바다를 접하고 배울 기회가 충분치 않았다”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을 통해 보다 가까이에서 해양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경험하며,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명달 해수부 차관은 “런던,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해양도시들은 해양박물관을 통해 해양 역사를 기념하고, 이를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로 계승해 지속적으로 번영하고 있다”며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인천을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도약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해양역사, 해양민속 및 해양예술, 해양산업 등 다양한 주제의 해양유물을 수집해 왔고, 현재 약 1만 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해양교류 및 해양역사 대표유물로는 <표류인 문순득 일기>가 있다. 대표적인 국외유물로는 <바르톨로메오의 해도첩>을 꼽을 수 있다. 베네치아 해군장교 출신인 바르톨로메오가 1485년에서 1486년까지 제작한 인쇄본 <Isolario>(이탈리아어로 ‘섬의 책’이란 뜻을 가짐) 현재까지 전 세계에 남아있는 인쇄본 해도첩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수산업과 관련된 유물로는 <주문진수산고등학교 졸업생의 일기와 수업자료>가 있다. 이 유물은 1960~1970년대 주문진수산고등학교 학창시절 수업내용이 담겨져 있는 데, 선원생활·조업방법·바다날씨·항해법 등의 수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우리나라 수산업 교육의 발전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로 꼽힌다.
이밖에도 △수산학자 정문기 연구자료(어류명명법, 어류연구사 등) △<수산연감>과 <한국수산사> 등이 대표 소장유물이다.
한편, 현재 부산 영도구에는 2012년 국내 유일의 종합해양박물관으로 개관한 국립해양박물관이 12년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의 개관으로 국내에는 동남권을 구심점으로 하는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수도권을 구심점으로 하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인천), ‘2개 국립해양박물관 체제’를 맞게 됐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