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이 증시 안정 신호탄? "코스피 2600P 가능"
지난 9일 연저점 2360.58P 찍어
과거 박 직무정지 때 주가반등
트럼프 2기 출범 등 리스크 여전
1430원대 원·달러 환율도 걸림돌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연말 주식 시장 향배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나흘 연속 주가는 상승했지만, 개인·외국인 매도세가 사그러들지 않았다. 과거 탄핵 정국에서 탄핵안 가결 이후 주가가 반등했던 점에 투자자들은 기대를 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0.50% 상승한 2494.46 포인트(P)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연저점(2360.58P)을 찍은 지난 9일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1.52% 상승한 693.73P까지 올랐다.
나흘 간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었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홀로 932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증권가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단기적으로 증시도 안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탄핵안 국회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등을 기점으로 반등이 시작된 바 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사례의 경우 코스피 지수는 탄핵안 발의부터 가결까지 4거래일(3월 9일~12일) 동안 5.7%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 기간까지 10.3% 상승했다. 탄핵안 가결 전까지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으로 외국인이 990억 원 순매도에 나섰지만 이후 총선 종료까지 2조 9441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안정세를 이어가며 2500P 선을 넘어 2600P까지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랠리까지는 어렵겠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이 안정되고 원래 수준인 2600 포인트 선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1430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증시 회복의 걸림돌이다. 2016년 당시에는 글로벌 호황기를 이어갈 때였지만 내년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과 맞물려 국내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트럼프의 귀환으로 인한 무역분쟁은 상반기 원화 평가절하를 유도할 것”이다며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단기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등 영향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늘어나며 1300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