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품 수산물, 현대 감각 입혀 소비자에 다가가야” [바다 인(人)스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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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부산명품수산물협회장

설립 20주년 맞아 도약 준비중
명품 인증제 기준 큰틀 재정비
‘부산 블루스’ 브랜드도 선보여
“젊은 세대와 접점 더 넓히겠다”

부산명품수산물협회장을 맡고 있는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가 매장 안에서 자사 어묵 베이커리 제품을 보이고 있다. 삼진어묵 제공 부산명품수산물협회장을 맡고 있는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가 매장 안에서 자사 어묵 베이커리 제품을 보이고 있다. 삼진어묵 제공

“부산의 명품 수산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국내 대표 어묵 기업인 삼진어묵. 이곳을 이끄는 ‘3세 경영주’ 박용준 대표에겐 또 다른 명함이 있다. 바로 부산명품수산물협회장이다.

2005년 설립된 부산명품수산물협회는 지역에서 생산되고 가공된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식품 기업 16개 사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 설립 20주년을 맞는, 나름의 역사를 가진 단체이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협회 설립 당시 부산시가 도입한 ‘부산 명품 수산물 인증 제도’도 마찬가지다. 품질과 위생 기준을 엄격히 관리한 수산물을 시가 인증해 주는 제도지만 정작 기업이 문턱을 넘어도 받는 혜택은 없다. 오히려 제품 포장지 인쇄비만 더 든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2022년 취임한 박 회장은 이를 완전히 뒤바꾸고자 했다.

“협회는 지난해 ‘부산 블루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부산의 청정한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블루)과 감성적인 음악 장르인 ‘블루스’를 동시에 뜻합니다. 브랜드를 통해 지역 수산업이 젊은 세대와 접점을 넓히고 소비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명품. 훌륭한 품질을 가진 상품을 뜻한다. 명품이 진짜 가치를 가지려면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명품 수산물의 기준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에 맞춰져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 부산 연근해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포함돼야 ‘부산 명품 수산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어묵의 주원료인 명태는 80% 가까이 러시아에서 수입되고 있고, 부산 대표 어종인 고등어는 제주 해역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부산 명품 수산물에 대한 기준을 재정비할 계획입니다. 현재 인증 기준은 지나치게 엄격해 소비자와 연결고리가 약합니다. 소비자가 직접 심사 위원으로 참여하게 해, 실질적이고 ‘힙’한 부산 수산물을 선정할 것입니다. 부산 블루스 브랜드와 더불어 적극 홍보에도 나서려 합니다.”

최근 협회가 주최한 ‘부산 명품 수산물을 활용한 색다른 레시피 공모전’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대표적인 시도다. 멸치액젓 캐러멜을 곁들인 두부 티라미수 등 창의적인 디저트가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요리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전국에 요리 열풍을 일으키면서, 시민들의 공모전 참여도 크게 늘었다.

“이번 공모전에서 부산 수산물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공모전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지역의 수산물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활동 폭을 넓힐 예정입니다.”

박 회장은 단순히 수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것을 넘어 수산물이 문화로 이어지는 부산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 꿈속에서 부산은 수산물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문화를 창출하는 도시이다.

“부산명품수산물협회가 지역 업체 간의 친목 모임을 넘어서서 소비자와 지역 수산업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부산 수산업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소비자에 가까이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수산업은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요한 축입니다. 협회가 그 중심에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겠습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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