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올해 73개 스포츠대회 개최… 독보적 마케팅에 경제 ‘들썩’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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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 종목 10만 명 방문 체류
35억 들여 150억 유발 효과
붕괴 조선업 대신 새 먹거리로

경남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지난 8월 열린 2024 청룡기 전국중학교축구대회 우승팀인 서울 장안중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경남 고성군종합운동장에서 지난 8월 열린 2024 청룡기 전국중학교축구대회 우승팀인 서울 장안중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경남 고성군이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고성군에 따르면 군은 올해 28개 종목 73개 대회를 치렀다. 주당 1개 대회 이상 꼴이다. 축구·배구 등 인기 종목은 물론, 씨름·핸드볼·역도·세팍타크로·당구·철인 3종·검도·수상스키·배드민턴 등 비인기 종목까지 두루 열었다.

공식 집계된 선수단 규모만 2675개 팀 6만 5902명, 가족과 관중 등을 합치면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는 게 고성군 설명이다. 이들은 짧게는 하루나 이틀, 길게는 2주 이상 체류하며 움츠러든 지역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를 통한 지역 경제 유발 효과는 150억 원 이상이다. 대회 개최에 들인 예산이 35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4배가 넘는 낙수효과를 얻어낸 셈이다.

스포츠대회 비수기인 1월과 2월 그리고 7월과 8월에는 전지훈련팀으로 빈자리를 메웠다. 동계전훈 기간 7개 종목, 168개 팀, 3378명에 이어 하계전훈 때도 8개 종목, 60개 팀, 598명 선수단을 유치해 경기를 부양했다.

비예산 대회들 역시 효자 노릇을 톡톡했다. 비예산 대회는 별도 지방 재정 투입 없이도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지난 10월 치러진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때 핸드볼, 역도, 수상스키, 골볼 등 4개 종목 경기를 가져와 12억 원이 넘는 경제 창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주력 산업으로 육성한 조선업 붕괴를 계기로 ‘스포츠 산업’을 새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은 고성군은 그동안 ‘스포츠 마케팅’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 담당’을 신설하고 ‘스포츠팀 유치 T/F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국내 최초 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경기 모습. 고성군 제공 국내 최초 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경기 모습. 고성군 제공

2011년에는 29억을 들여 연면적 1361㎡에 지상 2층 규모 국내 최초 역도전용경기장도 건립했다. 이를 토대로 2018년 18개 불과했던 체육 대회를 2019년 21개, 2020년 46개, 2021년 64개, 2022년 101개로 꾸준히 늘렸다.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대다수 대회가 중단 또는 취소되는 상황에 유소년 선수들에게 꿈을 키우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일련의 성과를 발판 삼아 2025년에는 더 큰 도약에 나선다. 우선 소비 기준 지표를 토대로 대회별 경제성을 분석한 뒤, 실효성 높은 대회에 더 집중하면서 새로운 종목도 적극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고성읍 파크골프장은 중장년 생활스포츠로 스포츠마케팅 범위를 확대할 마중물이다. 이어 4월 개장하는 실내야구연습장을 활용해 국내외 프로·실업야구단 전지훈련팀까지 유치한다는 각오다.

비예산 대회 비중도 늘린다. 올해 전국체전 성공 경험을 살려 내년 5월 열리는 전국소년체전 일부 종목을 지역에서 치러낼 계획이다.

특히 전국소년체전은 참가 규모와 관심도가 높은 만큼 지역 내 소비를 극대화하면서 전국에 스포츠산업도시 고성을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고 선수단과 관람객 편의를 위한 종합지원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동력으로 다방면에서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장·단기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면서 “스포츠로 성장하고, 스포츠로 하나 돼 군민과 방문객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고성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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