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공백 메우기 속도전 나선 한덕수
우원식 국회의장·정진석 실장 만나고
바이든 미 대통령·이재명 대표와 통화
대국민 담화·NSC 개최하며 혼란 수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발빠르게 국정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15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정국 운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면담에서는 향후 대통령 비서실이 한 권한대행의 국정 수행을 보좌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위해 노력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내치는 물론 외교·안보에서도 윤 대통령의 빈 자리를 메우는데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도 통화를 갖고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여당이 지명한 총리가 아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파를 떠난 중립적 입장에서 국정을 운영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한 권한대행도 전적으로, 흔쾌히 동의하셨다”고 소개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날 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모든 부처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지시를 시달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자 임시 국무회의 주재, 대국민 담화문 발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국정 혼란 수습에 들어갔다. 다만 한 권한대행은 전례대로 대통령실이 아닌,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을 이용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국무총리를 두 번 지내면서 총 재임 기간이 3년 4개월에 달해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길다. 노무현 정부 때 10개월여 총리를 지낸 한 총리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2022년 5월 두 번째로 총리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직후 윤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후임 총리 인선이 미뤄지면서 계속 자리를 지켰다. 예기치 않은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한 권한대행은 과거에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권한대행 체제를 경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됐을 당시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 당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