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모노레일 대신 공원 만들자” 목소리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서구청장 1호 공약 사업
230억 예산 468억으로 배 증가
구의회 “유지·보수비 더 들 것”
“임기 내 완공 쉽지 않아” 지적도

부산 서구 아미성당 일원 공영주차장과 천마산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 조감도.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 아미성당 일원 공영주차장과 천마산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 조감도.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가 원도심 관광 부흥을 위한 핵심시설로 추진하는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 예산에 7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추가 편성하면서 공사비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처음에 200억 원대로 시작한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 사업비는 3년간 수차례 증액되며 500억 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서구의회는 모노레일 사업을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부산 서구청과 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5년도 본예산 심사에서는 ‘천마산 복합전망대 및 관광모노레일 설치 사업’ 예산 65억 원이 추가 배정돼 통과됐다. 모노레일 제작·설치하고 하부승강장 주차장을 정비하는 목적이다. 이로써 모노레일 사업 예산은 468억 원으로 불어났다. 230억 원으로 시작한 모노레일 사업 사업비가 수차례 증액되며 배로 늘어나게 됐다.

서구의회는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을 ‘예산 블랙홀’이라고 칭하며 모노레일 대신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한다. 서구의회 하명희 의원은 “향후 모노레일 추가 공사비는 물론, 운영이 시작되면 고장 등 안전 관리와 유지보수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해 앞으로 더 많은 예산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하 의원은 또 “‘공약 사업’이라는 말에 매몰돼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이제라도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의원은 “산 중턱에 모노레일 노선 설치를 위해 터파기 해놓은 공간을 잘 정비한다면, 시민 편의를 증진하는 공원 조성이 가능하다”며 “현실적 난관이 커진다면 이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모노레일 노선 공사를 수주한 시공사에는 ‘부도 리스크’가 불거졌다. 모노레일 시공을 맡은 A 건설사는 최근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압류 처분을 받았다. 자칫 시공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기면, 공사 현장이 곧바로 멈춰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구 신성장사업추진단 관계자는 “채권 압류 사실만으로는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지 않고, 도급자 측에서 계약 의지가 강하다”며 “우선 공사를 추진한 뒤, 향후 공정상 불가피할 경우 재계약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모노레일 사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이 악화하자 공한수 서구청장 임기 내에 사업 완료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사업의 최초 준공 목표 시점은 2023년 말이었다. 예산 확보 문제 등으로 수차례 사업이 지연되며, 지금은 내년 12월까지 준공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향후 예산 확보와 시공자 재선정 등 문제로 추가로 사업이 지연되면, 공 청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6년 6월 내 준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 청장의 ‘1호 공약 사업’인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은 해발 260m에서 부산의 해안 절경을 바라보는 관광 명소를 표방하며 2021년 첫 삽을 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천마산 복합전망대를 세우고 아미배수지에서 천마바위, 전망대 일대까지 이어지는 왕복 3km 관광 모노레일을 설치하겠다는 게 사업 골자다.

착공 후 3년이 흐른 현재 해당 사업은 여전히 골조만 선 상태로 방치돼 있다. 천마산 상부 전망대와 승강장을 포함한 전체 사업 공정은 지난 10월 기준 58%로 확인된다. 그러나 모노레일 노선의 경우 기초 터파기 공사에 머물고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