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김해 대성동고분군 복구 ‘가닥’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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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폭우로 무너진 사면 정비 계획
“국가유산청, 발굴보다 수습에 무게”
1개월간 2억 8800만 원 소요 예상
예산 확보 시 가야문화축제 전 완료


김해 대성동고분군 붕괴 사면이 푸른색 천으로 덮여 있다. 이경민 기자 김해 대성동고분군 붕괴 사면이 푸른색 천으로 덮여 있다. 이경민 기자

지난 가을 이례적인 폭우로 일부 사면이 무너진 대성동고분군이 내년 상반기에 제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 김해시는 가야문화축제가 열리기 전까지 복구 작업을 끝내고 방문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금관가야의 유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해시는 내년 4월 완료를 목표로 복구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역 대표 축제이자 외부 방문객이 많은 가야문화축제가 이즈음 예정돼 있어서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에서도 금관가야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대성동고분군은 지난 9월 21일 세차게 쏟아진 비에 서쪽 사면 일부가 무너졌다. 시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 말기 또는 고려시대 초기에 처음 축성된 토성이 붕괴 사면 윗부분에 자리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

대성동고분박물관 송원영 관장은 “읍성을 둘러싼 이 토성은 보수를 반복하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걸로 보인다”며 “성벽은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경사를 급하게 세워 무너지기가 쉽다. 지금은 토성이 내려앉으면서 그 아래 일부가 무너진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성동고분군 붕괴 사면은 내부가 훼손되지 않도록 천막이 덮여 있다. 외부에는 경관을 고려해 ‘세상이 가야를 품고, 세계가 가야를 기억하다’라는 글이 적힌 푸른색 천을 씌웠다.

복구작업은 국가유산청의 뜻에 따라 발굴보다는 수습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기로 했다. 150㎡ 면적의 붕괴 사면에서는 토층 조사, 유물 수습, 유구 확인을 하고, 붕괴 사면을 포함한 인근 1580㎡ 부분에서는 터파기·성토, 잔디식재 등 정비 공사를 할 계획이다.

김해시는 공사 기간 1개월, 사업비 2억 8800만 원가량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국비가 차지하는 비용은 2억여 원으로 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정비 공사 중 확인되는 유구에 따라 공사 기간과 비용 등은 변경될 수 있다.

송 관장은 “무너진 부분 수습은 물론 고분이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한다. 모든 과정은 전문가 자문과 국가유산청의 허가·승인을 받아 수행할 것”이라며 “자연재해를 통해 무너졌지만, 인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수습하겠다”고 전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성동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대성동고분박물관 관람객이 2023년 4만 288명에서 2024년 4만 5229명으로 약 5000명이 증가해 실제 대성동고분군 기준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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