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 청약통장 해지 속출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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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전국서 11만여 개 감소
금리 인상 등 대책도 효과 없어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필수품처럼 여겨졌던 청약통장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지역 청약통장 계좌는 164만 952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170만 4488개)과 비교할 때 5만 4968개나 줄어든 숫자다. 직전 달인 10월 청약통장 계좌는 165만 7935개로 한 달 새 8415개가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지난달 전국의 청약통장 숫자는 2660만 9366개로 전월(2671만 9542개)과 비교해 한 달만에 11만 개나 줄었다.

청약통장 개수는 2022년 6월 이래 29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또한 지난달 해지 숫자는 지난해 1월(15만 4996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 감소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인상하는 등의 조처를 했으나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청약통장 무용론이 대세가 된 건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양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고분양가로 이어지자 예전처럼 ‘로또 청약’이 어려워진 탓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부산지역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는 684만 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당 683만 5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넉 달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를 평(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2263만 5000원에 달한다.

서울과 인천 역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4720만 7000원에 달했다. 인천도 평당 1864만 10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분양가를 갈아치웠다.

고분양가에 부담을 느끼는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으로 관심을 옮긴다면 청약통장 해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 등 일부 인기 지역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가점 만점자도 여럿 나오다보니 1순위 청약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올해 전국 민간 분양 아파트의 당첨 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50.9점으로 집계됐다. 2020∼2023년은 이 커트라인이 41∼48점대였다. 특히 올해 서울은 커트라인 평균이 63점에 이른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47점, 55점이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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