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원장 인선 '인물난'… 권성동 '원톱' 체제 무게
이번 주 의견 모아 내주 후보 발표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중진 유력
탄핵 반대한 친윤 일색 부담감
권 대행 혼자 당 이끄는 것도 한계
현재까지 뾰족한 대안 없어 난감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인물난’에 빠졌다. 원내 인사, 중진, 옅은 친윤(친윤석열) 색채로 인물 기준을 설정했지만 부합하는 인물이 없는 데다, 친윤계 인사들이 의지를 내비치면서다. 마땅한 수가 없는 상황 속 우선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원톱’ 체제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9일 권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임명 일정에 대해 “금요일(20일)까지 선수별 (비대위원장 후보 추천)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며 “다음 주 초에는 (비대위원장을)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선수별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천받아 최종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초선, 재선, 3선, 4선, 5선 등 선수별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종합한 뒤 논의를 통해 최종 1인을 뽑겠다는 것이다.
현재 당내 의견을 종합하면 비대위 체제는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들어서는 것과 현재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중진 의원’이 기준이다. 당내에선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을 맞은 비상상황인 만큼 원외 인사는 제외하고, 당장 당 질서를 바로잡을 경륜 있는 중진 의원이 마땅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다수 의원들 생각은 경험이 많고 리더십을 갖춘 분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친윤 색채가 관건이다. 게다가 현재 거론되는 중진 후보들은 모두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권영세 의원은 윤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권 권한대행은 원조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나 의원도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강한 어조로 표출한 바 있다. 전날 의원총회에선 6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친윤 색채가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 의원은 국회부의장직 수행을 이유로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가깝거나 그동안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위를 통해서 이익을 얻어왔던 사람들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원톱 체제를 두고는 이견이 이어진다. 이는 특히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강한 목소리를 띤다. 한 중진 의원은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까지 맡는 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당무와 원내 상황이 합을 맞춰가야지 이를 총괄하는 1인 체제로 가다보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권 권한대행의 원톱 체제 가능성에 무게추가 쏠린 상황이다. 야당이 내란 특검과 김 여사 특검 추가 공세를 앞둔 상황에서 당장 당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내에선 ‘이러나저러나 국민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하루빨리 당 질서를 잡고 단일대오 체제를 유지하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여러 의원들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지금 상황에선 차악을 택하는 게 맞다”며 “이제는 친윤이나 친한(친한동훈)계도 없다고 보고 국민의힘 하나로 쭉 가는 길을 닦을 때”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