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정책 차관에 ‘한국 자체 핵무장론자’ 콜비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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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맹 국방 협력 답당자 지명
‘주한미군, 대중 억제’ 방점 지론
“자국 방어에 압도적 책임 져야”
전술핵 재배치 논의 활발 주목

미 국방부 점챙담당 차관에 지명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 연합뉴스 미 국방부 점챙담당 차관에 지명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2일(현지 시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를 지명했다. 한미 동맹을 관리하는 최고위직에 콜비가 지명되면서 주한미군 역할 조정, 한국 자체 핵무장 등 그의 지론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콜비 지명 사실과 함께 “콜비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는 존경받는 인물로 국방장관 지명자와 긴밀히 협력하여 힘을 통한 평화 정책을 실현할 것”이라면서 “제 첫 임기 동안 펜타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2018년의 역사적인 국방 전략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국방부 정책차관은 동맹과 국방 협력을 담당하며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함께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미국 측 책임자다.

콜비는 지난 5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부상하고 미국의 군사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자국 방어를 최대한 스스로 책임지고 주한미군은 중국 억제로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운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핵우산 강화) 약속을 지킬 수 없다”, “미국이 자국 도시들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북한 핵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해왔다. 그러면서 “한국의 핵무장까지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하며,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도 미국이 제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거리 제한 등 군비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및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등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는 국방부 2인자인 부장관에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파인버그를 발탁했다. 파인버그는 자산 가치가 50억 달러(약 7조 2540억 원)에 이르는 금융업계 거물이다. 파인버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정보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서버러스 캐피탈은 극초음속 미사일 사업에 투자했으며, 파인버그는 한때 용병업체 다인코프를 소유하기도 했다.

이 밖에 트럼프는 트럼프 1기 국방부와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근무 경험이 있는 마이클 더피를 국방부 획득 담당 차관에, 공유차량 기업 우버의 임원 출신인 에밀 마이클을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 발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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