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수습’ 여야정협의체 26일 공식 출범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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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의엔 양당 대표 참석 결정
실질적 논의는 원내대표 중심
본회의 26·31일 열기로 합의
특검 처리 두고 파행 우려 커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들과 기념 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들과 기념 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오는 26일 공식 출범한다. 양당 원내대표가 협의체에서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가되, 첫 회의에는 양당 대표가 참여한다. 탄핵 정국 속 여야 협의 기구 출범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파행 우려도 적지 않다.

23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우 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진 뒤 이같이 결정했다. 여야정 협의체는 정부와 국회 대표인 우 의장, 여야 지도부가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여야 협의 기구가 공식 출범하는 셈이다.

협의체는 첫 회의에 양당 대표가 참여한 뒤 이후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여당에선 권 권한대행과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협의체 첫 회의에 참석하는 여당 대표자는 비대위원장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여야는 이날부터 실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의제와 참석 범위 등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협의체에서 다룰 의제를 두고 여야 간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내년도 본예산 조기 집행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공석인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 임명 등을 회의에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민생·경제 입법 요구 및 추가경정예산 연초 편성, 특검법 공포 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 이견 속에 당장 의제 설정부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추경 조기 편성과 내란 특검법 등에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은 권한대행 체제에서의 새 장관 임명에 부정적이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개최 일정도 합의했다. 본회의는 오는 26일과 31일에 각각 열린다. 본회의 안건을 두고도 양측 신경전이 감지된다. 우선 민주당은 27일과 30일은 물론, 다음 달 2일과 3일에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은 비상 상황이고 국회는 상시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26일에는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해야 하고, 27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 권한대행이 24일까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26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이에 대한 표결을 위해 27일 또는 28일 추가 본회의 개최를 의장실에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대정부질문 일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1월) 2·3일에는 대정부질문 (개최를) 제안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미 여러 차례 긴급 현안 질의를 했고, 지금은 민생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틀 동안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했다. 대정부질문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연말 민생 법안 처리에 집중해야지 대정부질문 등을 계속하면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이 (본회의 일정을) 26·31일로 잠정 정했기 때문에 (본회의 일정에는) 큰 변동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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