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학은 기업을 고객으로, 시는 대학을 고객으로 여겨야" 이준현 부산라이즈센터장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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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부터 '라이즈' 시행
기업주도형 산학협력 전환 핵심
대학이 기업 현장 캠퍼스 구성해
부산 미래 산업 함께 연구해야

이준현 부산라이즈센터장은 “부산의 대학·산업계·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이준현 부산라이즈센터장은 “부산의 대학·산업계·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지역 21개 4년제·전문대학은 내년 3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행을 앞두고 사업 계획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들은 그동안 각종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에 개별적으로 지원해 사업 예산을 확보했지만 내년부터는 지역 경제를 살릴 구체적인 방안을 부산시·부산라이즈센터와 협의해 확정해야 한다. RISE 체계 도입은 ‘지역 산업 맞춤형’ 지원이 핵심이다.

부산 RISE 사업을 총괄하는 이준현 부산라이즈센터장은 “RISE 체계는 그동안의 ‘대학주도형 산학협력’에서 ‘기업주도형 산학협력’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라며 “RISE 체계로의 전환을 계기로 지자체-대학-기업이 함께 부산의 미래 성장 엔진을 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10월 28일 초대 부산라이즈센터장에 임명됐다. 이 센터장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했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부산 RISE 체계 정착과 대학 지원 활성화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센터장은 RISE 체계는 단순히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는 경쟁이 아닌, 대학-산업계-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특히 부산이 마주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부산은 대기업이 포진한 경남이나 울산과 다르게 중견·중소기업이 많은 도시”라며 “그동안 기업-대학 간 산학 협력은 기업 한두 곳과 대학 한 곳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에 그쳤다”고 진단했다.

부산 지역 대학들이 이제는 기업을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주장이다. 대학들이 기업들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들어가 ‘현장 캠퍼스’를 구성하고 다수의 기업과 다수의 대학이 협력하는 체제를 만들 때라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아픈 환자가 종합병원에서 진단받고 치료받듯, 기업들이 대학에서 해결책을 찾는 체제가 필요하다”며 “대학들은 제조업 외에도 관광, 서비스 등 부산의 미래 산업을 기업과 연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RISE 체계 안착에는 부산시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부산시가 정한 5대 미래 신산업(전력반도체, 이차전지, 미래항공, 디지털금융, 디지털 헬스케어)과 9대 전략산업(디지털테크, 미래 모빌리티, 해양, 에너지테크, 융합부품소재, 금융, 바이오헬스, 라이프 스타일, 문화 관광)에서 활약할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 센터장은 “기업이 대학의 고객이라면, 대학은 시의 고객이라는 마음가짐을 부산시는 가져야 한다”며 “RISE 체계 시행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대학별 지원금 경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명확한 추진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시와 부산라이즈센터는 지난 4일 ‘부산 퍼블릭 라이즈 얼라이언스’(BPRA)를 출범했다. 시·부산라이즈센터 외에도 부산경제진흥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부산글로벌도시재단 등 시 산하 8개 공공기관이 동참했다. 이 센터장은 “BPRA는 시와 공공기관들이 대학과 기업의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고, 해결책은 찾는 창구가 될 것”이라며 “부산 RISE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부산라이즈센터는 곧 부산라이즈혁신원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RISE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연구진을 추가로 확보하고,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부산라이즈센터는 지역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정주형 인재 양성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학과 산업이 동반성장하고, 부산 청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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