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취약한 부산 동구 원도심… 적응 대책 수립
물막이판 등 침수방지시설
정류장에 폭염 저감시설 설치 등
부산 동구가 폭우와 폭염 등 각종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5년간 실행할 각종 대책을 마련했다. 초량지하차도 사고에 이어 폭우와 태풍, 폭염 등 기후 문제가 지속되면서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부산 동구청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추진할 ‘제3차 동구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동구 지형, 주민 비율, 주거 형태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5개 부문에서 9개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예방책에는 주민 회의를 거친 내용과 지역별 위험 요소 등에 대한 분석도 반영됐다. 지난해 3월부터 4750만 원을 들여 용역을 실시했다.
새로운 대책으로는 침수방지시설 설치 등 ‘물관리’ 방안이 포함됐다. 물막이판 등 침수방지시설 설치, 상습침수구역 정비, 지방하천과 유수지 준설, 맨홀 사고 예방 관리 등이 신규 과제로 제시했다. 폐공가 철거, 고지대 계단 정비, 급경사지와 옹벽 붕괴 예방 관리 체계 구축 등도 새로운 과제로 추가됐다. 기후 우울증 예방 관리 체계 마련, 산복도로 정류장 폭염 저감시설 설치뿐 아니라 각종 기후 캠페인 등도 새롭게 추진될 사업으로 꼽혔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역마다 다른 상황과 재원 계획 등을 반영해 세부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동구는 경사지 단독주택에 노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란 특징이 다시금 확인됐다. 우선 해안선과 접하는 동쪽은 평탄한 편이지만, 서쪽은 수정산과 구봉산이 있어 경사도 25도 이상 급경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기준 60~69세가 18.39%인 1만 5965명으로 가장 많았고,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2021년 기준 주택 4만 2614호 중 단독주택은 2만 3905호로 가장 많았다.
폭우와 폭염 등 기후변화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는 10년간 평균 최고기온이 19.6도, 최저기온이 12.2도, 강수량이 1653.9㎜로 조사됐는데 수치가 점차 심화하는 추세다. 10년간 평균 열대야 일수는 22.3일, 한파 일수는 0.2일로 집계됐는데 최근 모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도심인 동구는 2020년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이어진 폭우뿐 아니라 폭염 등 여러 기후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