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타조알보다 더 큰 공룡알이란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조재윤 씨 등 당선자·문인 80명 참석
구모룡 심사위원 “신인다움 유지를”
김진수 사장 “희망·용기 갖고 나가자”
2025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9일 오후 4시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 당선자 가족과 지인, 축하 문인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단편소설 당선자 조재윤(29·부산) 씨는 “이 소설을 쓸 때 엄마가 아팠는데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시상식에 와서 축하해 주셨다. 가족에게 힘이 된 것 같아 좋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조 씨는 “어떤 작가가 되어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계속 열심히 쓰면서 살아보겠다”라고 밝혔다.
시 당선자 이희수(57·경남 진주) 씨는 “신정민, 조말선 두 분 시인이 잘라 주신 시인의 탯줄을 이 자리에 묻어 두고 앞으로 위로와 공감을 주는 시를 쓰기 위해 계속 쓰고 또 쓰겠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타조알보다 더 큰 공룡알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매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시조 당선자 김동균(51·강원) 씨는 “시조를 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멀리 경기도 군포에서 축하해 주기 위해 오신 군포 문인협회 회원분들이 저를 문학의 길로 이끌어 준 은인이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참 신인의 느낌으로 앞으로 시조를 열심히 써서 시조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동문학(동시) 당선자 황세아(44·서울) 씨는 “소년 시절에 겪었던 경험, 풍경이나 모습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 저장이 되어 있기에 아동문학은 누구나 공감하는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앞으로 저희 아동문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부탁했다.
희곡·시나리오 당선자 윤주호(32·서울) 씨는 “당선이 된 뒤 다시 글을 읽어 보니 조금은 어두운 내용이었다. 역설적으로 그런 글을 끝까지 쓸 수 있었던 데는 용기를 준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이날 가족들로부터 조선 시대 과거 급제자가 사용하던 ‘어사화’를 받아 써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평론(문학평론) 당선자 이채원(25·경기도) 씨는 “저는 글이 세상을 백팔십도 바꿀 수는 없지만 글로 인해 한 사람의 세계가 변화될 수 있다는 말을 참 좋아한다. 수상을 했다고 해서 바로 평론가로 거듭나는 건 아니겠지만 이 상 덕분에 이제부터 글이 가진 다정함을 지켜낼 문장을 쓰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당선자를 위한 격려와 당부의 말에는 구모룡 문학평론가가 6개 부문 12명의 심사위원을 대표해서 나섰다. 구 평론가는 “문학 하는 사람은 정년이 없고, 늘 새로 시작하는 아마추어다. 도전하는 신인다움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정진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은 “부산일보는 고된 문학의 길을 걸어가는 신춘문예 당선자들에게 작은 응원과 보탬이 되겠다. 힘든 시기지만 더욱 희망과 용기를 갖고 함께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인 나여경 이병순 이정임 조말선 신정민 정희경 배익천 박선미 김문홍 구모룡 심사위원과, 이석래 부산시문인협회 이사장, 김요아킴 부산작가회의 회장, 정영선 부산소설가협회장, 황인국 부산시인협회 회장, 안덕자 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 박향 임성용 소설가, 김수우 정익진 서유 시인, 이혜숙 시조시인 등이 참석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