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속 다진다던 민주 부산시당 행사 ‘뒷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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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선 앞두고 선출직 대회
이재성 위원장 참여 부실 질타
이 과정서 공천 평가 반영 언급
일부 의원 “공천은 공관위 권한”

더블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더블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출자 공직대회를 열어 내부 결속 강화에 나섰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20일 지역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18일 부산진구 이비스앰배서더에서 소속 광역·기초의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출직 공직자 대회를 가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정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설위원회와 지방의원 조직을 강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종 활기찼던 선출직 공직자 대회 분위기는 행사 종료 직전 이 시당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마무리 발언에 나서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복수 참석자에 따르면, 이 시당위원장은 행사에서 개인 노트북으로 설 연휴 귀향 인사에 활용할 피켓 시안을 작업 중이던 A 구의원의 태도를 질타했다. 비상계엄 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행사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또한 이 시당위원장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다른 이들에게도 이를 중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지적을 이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 관련 언급도 했다.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공천 평가에서 이날 A 구의원 태도를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선출직 의원들은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당규 제17조를 통해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추천 전반에 관한 사항을 관리·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구의원은 SNS에 “단합을 위한 선출직 공직자대회에서 시당위원장은 마치 본인이 쥐고 있는 무기마냥 공천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사용하였나”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구의원도 “행사 3시간 전에 동원령을 내려 불참자들에게 다음 공천을 주느니 마느니 협박하듯 떠드는 소리는 동지를 향한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누구의 호불호가 아닌 당의 공적인 시스템과 당권재민의 원칙만이 후보 공천을 결정짓는다”고 했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사태에 대해 “부산 민주당에서는 민주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탄핵 정국을 거치며 부산 민주당에도 중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는 “시당 행사에 대한 불성실함과 통제 불이행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이번 일을 통해 그간 시당 행사에 임하는 태도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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