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권 최대 지역주택조합, 입주 전 출자금 두고 마찰음
4400세대 주상복합 시공 두산·코오롱
입주 한 달 전 공사비 850억 원 인상
비대위 “시공사가 유치권으로 으름장”
“집행부 불합리 운영” 조합 내 갈등도
경남권 최대 지역주택조합인 김해지역 율하이엘지역주택조합이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시공사·조합원 간 마찰과 조합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제니스&프라우 시공사인 두산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연말 공사비 854억 원 인상을 조합에 요구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6일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비 세부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스카이시티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2021년 1세대당 3200만 원씩 전체 1000억 원의 분담금을 냈는데, 또 추가 출자금을 1세대당 4200만 원씩 내라고 한다”며 “결국 분양가보다 7400만 원을 더 주고 집을 받게 됐다. 일반분양가보다 5000만 원 더 내고 사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적을 알 수 없는 사업비 부족분도 146억 원 내라고 했다. 상가가 분양되면 다 돌려준다고 한다. 현재 30% 정도가 분양됐다고 하는데 돌려받을 수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시공사는 이 두 가지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치권을 행사한다고 협박한다”고 밝혔다.
김해율하 더스카이시티 제니스&프라우는 김해시 신문동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건축물이다. 아파트 3764세대와 오피스텔 629세대를 더해 4393세대로 이뤄져 경남 최대 규모로 꼽힌다. 지난 2020년 8월에 착공해 부대시설을 뺀 아파트·오피스텔 동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전체 세대 중 조합원 세대는 2490세대에 이른다. 이들은 지난달 총회를 열고 추가 출자금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음 총회는 오는 9일 열린다. 입주가 오는 12일부터 60일간 진행될 예정이어서 조만간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과 집행부 간 내부 갈등도 불거져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대위 측은 현 집행부가 투명하게 공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시티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번에 내야 하는 돈은 분담금이 아니라 출자금이다. 출자금은 분담금과 달리 취득가액에 포함이 안 된다. 등기 후 2년 내 집을 매도하면 그만큼 양도소득세를 더 내야 한다”며 “이유를 물어도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112㎡ 기준 실제 구매 금액은 3억 9200만 원이나, 취득가액은 3억 5000만 원이 된다.
율하이엘지역주택조합 황종률 조합장은 “자산이 없으면 분담금이 되는 거다. 우리 조합은 학교 부지와 1300억 원 상당의 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출자금이 맞다”며 “미분양 상가가 60% 정도 남아 있다. 모두 분양되면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