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평등과 평생교육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 만들 것" 윤지영 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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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사퇴 등 내홍 극복하고
정체성 확립하기 위해 노력
중장년층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평생교육 강사 성인지교육 진행

지금 이곳은 양성평등한 사회일까? 윤지영 부산여성가족과평생교육진흥원(이하 여평원) 원장은 “아직 노력할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 한 지역 축제의 연극을 사례로 들었다. 여주인공이 “아픈 척, 모르는 척, 성희롱당한 척하기 때문에 별명이 삼척이”라는 대사를 읊었다. 이 축제는 여평원 성별영향평가센터의 모니터링 대상이었다.

윤 원장은 “특정 성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이런 대사를 쓴 작가나 읊은 연기자나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진 것”이라며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도 많이 참여한 행사에서 무차별적으로 성차별 인식이 노출된 사례만 봐도 양성평등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지난해 9월 여평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기존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통합된 후 두 번째 수장이다. 두 기관은 2023년 7월 부산시공공기관 통폐합의 일환으로 통합됐다. 이후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연구원 사퇴가 이어지는 등 내홍을 겪었다.

윤 원장은 부임 이후 내부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 이후 여평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내부 인원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혁신위원회를 꾸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원장은 “통합을 통해 예산 절감 등의 물리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제는 내용적으로 통합의 시너지를 만들 때”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평생교육을 통한 성평등’이라는 개념에서 그 답을 찾았다. 학교 교육 이외 생애주기에 맞춰 평생 이뤄지는 것이 평생교육이라면, 성평등 교육도 한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그 시작으로 각 구·군별로 활동을 펼치는 평생교육 강사들을 대상으로 성인지감수성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윤 원장은 “두 기관의 통합이 계기이긴 하지만 성평등과 평생교육의 결합은 양성평등 문화 확산의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은 평생교육 부분에서도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자원이 우수한데, 성평등과 결합하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 여평원은 올해 글로벌 허브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시의 시정에 발맞춰 ‘글로벌 여성정책 네트워크’ 사업에 착수한다. 3년 동안 진행될 사업에서 주로 개발도상국 여성들과의 네트워크를 모색한다.

‘평생교육이용권 지원사업’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시작한다. 평생교육 강좌 수강료와 교재를 1인당 연간 최대 7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일명 ‘끼인 세대’인 40~50대 중장년층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 시장 관사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도모헌’에서 유명 학자 등을 초청해 8주간 진행되는 인생학 전문 강좌 프로그램인 ‘부산학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성평등 연구 분야에서는 기후위기 재난지원제도의 젠더불평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된다. 여평원은 자문위원회와 시민제안 과제를 종합해 해마다 연구 분야를 결정하는데, 이례적으로 두 곳에서 모두 연구 과제로 꼽은 주제이다.

윤 원장은 “통합 후유증과 예산 삭감 등 난관이 있었지만 잘 극복하고, 부산의 여성 정책과 평생교육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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