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신해양강국 위해 1국가 1해양대 시대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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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

인천·평택 각각 국립해양대 유치 추진
교육 질 저하, 해양교육 비효율성 촉발
기존 한국·목포해양대 초광역 통합 절실
맞춤형 인재 양성 통해 해양력 강화 필요

지난해 인천시의회는 ‘국립인천해양대학교 설립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인천이 해양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해양 분야 전문 인력 양성 및 연구·기술 개발을 선도할 국립인천해양대 설립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시는 해양수산부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설립 방안을 구체화해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대학 수 증가가 어려운 상황이며 타 지역 해양대 캠퍼스 이전 및 통합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국회의원(경기 평택을)도 지난 1월 2025년 제1호 법안으로 국립평택해양대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별법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도 불구하고 인구 집중 유발시설에 해당하는 학교를 이전하거나 증설할 수 있도록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평택항, 인천항 등 수도권 항만이 크게 발전하고 있지만 수도권 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부산, 목포에 이어 평택에 3대 국립해양대를 설치하겠다는 의도다. 즉 수도권에도 해양 거점 국립대학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해양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대학으로 국립한국해양대와 국립목포해양대 두 곳이 있다. 수도권 국립해양대 신설은 국내 해양산업의 인력 수요와 교육 공급 간 균형을 고려할 때 비효율적인 정책이다. 국내 대학들이 이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국립해양대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운 해양대 설립은 대학 간 학생 유치 경쟁을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 저하와 해양교육의 비효율적 운영을 초래할 수 있다. 기존의 우수한 해양 교육 시스템을 활용해 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규 대학 설립은 불필요한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두 개의 국립해양대가 해양교육을 충분히 담당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학 설립보다는 ‘해양교육지원법’ 등을 제정해 기존 대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연구와 교육 역량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예산의 효율적 배분, 지역균형발전, 학령인구 감소, 승선근무예비역 감축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신규 대학 설립보다는 수도권 지자체와 협력해 분교 설립과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해양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교육부는 지역소멸 및 지방대학의 위기를 해결하고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컬 선정 대학은 5년간 1000억 원 규모를, 통합 모델을 제시해 선정된 글로컬대학은 5년간 최대 1500억 원을 지원받게 되는 사업이다. 글로컬대학은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과 대학이 함께 상생하는 모델, 규제 혁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청년 인재를 막고 지역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과 연계해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두 대학은 해양 인재 양성, 해양 기술 개발, 국가해양정책 지원,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했으며 국가 해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국가 해양의 미래를 위해 해양 특성화 국립대학 간 초광역 대학 통합을 추진해 해양 특성화 역량을 결집하고 첨단해양과학기술 개발과 지역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통합을 통해 두 대학의 인적 자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결합하면 해양 관련 전문 인력을 더 효과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 이는 해양 과학, 기술, 운송, 안전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체계적으로 배출하는 데 기여한다. 두 대학의 연구 역량이 결합하면 해양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연구 개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특히 해양 자원 개발, 해양 환경 보호, 해양 안전 기술 등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교육 및 연구 시설을 통합해 더 나은 교육 환경과 연구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산업체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실무 중심의 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졸업생들이 실무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바다를 통해 국가 경제가 성장해 왔다. 그 중심에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가 있다. 특수목적대학 설립 목적에 따라 해양, 수산, 해운, 조선, 항만, 물류, 해양바이오, 해양드론, 해양관광레저, 해양AI, 해양반도체 분야의 첨단화와 선진화에 필요한 해양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 해양경제벨트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 맞춤형 해양 인재 양성을 위한 관련 지자체와 협력도 필요하다. 일국(一國) 일(一)국립해양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해양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의 해양대학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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