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부전~마산 복선전철’ 부분 개통 성사될까
5년째 피난통로 설치 놓고 표류
“강서금호~마산 우선 개통” 여론
국토부 내부 검토 결과에 촉각
‘부울경 1시간 생활권’ 실현의 마중물이 될 부산 부전~경남 마산 복선전철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국토교통부와 사업시행자가 피난계획 이행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사업이 장기 표류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에는 피난통로가 개설된 구간만 우선 개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랜 시간 지연된 부전~마산 복선전철 사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일부 구간 우선 개통을 내부 검토 중이다. 2020년 3월 낙동1터널 공사 중 지반침하 사고 발생 당시 97.8%였던 공정률은 현재 98%로 5년간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한 상태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 부전역에서 경남 김해시 신월역 간 32.7km 신설 구간을 포함해 마산역까지 총 51.1km를 잇는 철도로 국토부가 민간투자방식(BTL)으로 추진 중이다. 시행은 SK에코플랜트와 한화건설, 삼성물산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스마트레일이 맡았다.
당초 이 사업은 2014년 착공, 2020년 6월 준공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낙동1터널 피난통로 공사 중 터널이 무너졌고 사고 원인 조사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이후 사업시행자는 터널 밑 지반의 강한 수압과 퇴적물에서 나온 메탄가스 등 때문에 피난시설 추가 확보에 난색을 표했다.
스마트레일 관계자는 “처음에는 낙동1터널을 오가는 두 철로 사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피난통로 4개를 일정한 간격에 맞춰 확보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자꾸 누수와 가스가 발생해 공사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다. 간격 조정 등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기존 안대로 이행하라는 입장을 고수해 개통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
국토부 투자개발과 관계자는 “사업시행자는 처음 계획한 피난통로 4개 중 2개만 세우겠다는 거다. 그러면 1.5km 구간에 피난통로가 하나도 없게 된다. 피난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구간은 개통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전 구간이 개통되면 부전역, 사상역, 강서금호역, 부경경마공원역, 장유역, 신월역, 창원중앙역, 창원역, 마산역을 차례로 지날 전망이다. 부전역에서 마산역까지 거의 직선으로 연결돼 종점에서 반대편 종점까지 30~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특히 부전역에서 울산까지 가는 동해선 환승 시 부울경은 1시간 생활권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5년째 지연되는 공사상황을 고려할 때 완전 개통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부분 개통이라도 해서 부산과 경남 통행 불편을 일부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분 개통이 검토되는 구간은 피난통로가 확보된 강서금호역~마산역이다. 이미 설치된 철도 역사와 기타 시설물 등이 장기 방치돼 노후화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개통 시기를 묻는 주민 민원도 부분 개통 검토에 힘을 실었다.
경남도 물류공항철도 관계자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의 개통 시기를 묻는 도민 민원이 많아 지난해 12월 국토부에 개통 검토를 요청했다”며 “특정 구간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 국토부와 관계자들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분 개통 역시 실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전역과 사상역 구간 미개통으로 충분한 집객 효과를 내기 어려워 적자 운영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투자개발과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안전과 교통편의 증진, 사업 리스크 최소화다. 이를 모두 고려하면 결론을 내기가 더욱 어렵다.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이경민 기자 min@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