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납치됐어요” 112에 걸려온 외국 여성의 다급한 전화, 알고 보니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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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코드 0’에 40여 분 추적
마약 범죄로 울산서 검거 확인
영문 모르던 아내가 오인 신고
40여 분 소동 끝에 해프닝으로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모르는 남성들이 남편을 납치했어요.”

지난달 22일 오후 9시 13분 경북 경주에 사는 한 외국인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경북경찰청 112에 전화해 남편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 최고 수준 단계인 코드 제로(0)를 발령, 남편 B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신고 접수 2분 뒤 B 씨 위치가 울산 중구로 뜨자 경찰은 울산 중부서 소속 순찰차 6대 등을 동원, 시시각각 변하는 B 씨 위치를 실시간 추적했다. 다목적 기동순찰대를 투입해 수색 작업도 병행했다. 당시 B 씨는 차량에 태워져 이동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때 B 씨 최종 위칫값이 중구 성안동으로 잡혔다. 오전 10시께 순찰차 등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울산지방경찰청. GPS에 뜬 주소는 성안동112였다.

경찰이 자초지종을 확인한 결과 B 씨는 자택에 있다가 울산청 마약범죄수사계 수사관들에게 체포당해 울산으로 이송된 상태였다. 영문을 알 수 없던 아내가 이 모습을 보고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납치당한 줄 알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평일 대낮 울산 도심을 달궜던 납치 신고는 40여 분의 소동 끝에 일종의 오인 신고에 따른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외국인 B 씨는 당시 신종 합성 마약인 ‘야바’를 흡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을 받아 체포했고, 자세한 경위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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