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책정당 무공천” vs “민주당 내로남불”…거제시장 재선거 여야 날선 신경전
민주당 시의원 20일 기자회견
“국민의힘 공천 철회해야” 압박
국힘 “민주당도 마찬가지” 반박
“재선거 귀책정당은 시민께 사과하고 공천을 철회하라!”-더불어민주당 거제시의원
“내로남불 무공천 운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건가?”-국민의힘 박환기 예비후보
4월 2일 치러지는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후보 공천 결정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야권이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귀책정당이이라는 이유로 여당의 후보 공천을 연일 비판하자 여권은 야당의 ‘당규 개정’ 사례를 짚으며 ‘내로남불’이라고 맞서고 있다.
거제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10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해괴한 명분으로 자당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면서 “공천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재선거가 국민의힘 소속 박종우 전 시장의 공직선거법위반 확정 판결 때문에 치러진다는 사실과 앞선 여당이 공천 결정 이유로 든 ‘민주당의 탄핵 폭주, 입법 폭주를 막으라는 지역민 의견 반영’을 짚으며 “단 한마디 사과 없이 오히려 공천 결정 명분을 민주당에 돌리고 있다. 어찌 그렇게 뻔뻔하고 염치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불법부정선거, 불법비상계엄, 민생경제 폭망 등 대한민국의 근간을 뒤흔들고, 침몰시키는 이 모든 일은 국민의힘이 일으킨 것”이라며 “어떤 명분으로 공천하더라도 거제시민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천 책임자인 서일준 의원은 거제시민에게 사죄하고 공천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예비후보들 또한 부끄러움을 안다면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며 “끝까지 공천을 고집한다면 거제시민과 함께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진보당 거제시위원회도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오로지 권력에만 눈이 먼 부패한 내란 세력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참으로 가관”이라며 “내란 세력 청산과 내란 정당 해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해 국민의힘 후보를 낙선시키겠다”고 날을 세웠다.
야권의 계속된 공세에 여권도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박환기 예비후보 선대본은 성명을 통해,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작년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등 민주당 귀책 사유로 치렀던 재보궐선거를 상기하며 “민주당은 무공천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았다.
실제, 당헌·당규에 ‘자당 귀책 사유로 재보궐 선거 발생 시 무공천’이라고 명시했던 민주당은 예외 조항을 신설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냈고, 지난해는 관련 조항을 아예 삭제한 뒤 곡성군수 선거를 치렀다.
박 후보 측은 “당규까지 뜯어고치는 아전인수식 작태에 대해 거제시민에게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 당 귀책 사유로 재선거가 치러지게 됨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며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한다. 철도, 공항, 고속도로, 기업혁신파크,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등 국책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거제 발전을 외면하고 정쟁에만 매달릴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