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청 ‘세 모녀 사건’ 지원책 찾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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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숨지고 2명은 의식 되찾아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장례 절차 끝나면 상담 등 실시

부산동구청 건물 전경 부산동구청 건물 전경

세 모녀가 의식을 잃고 발견돼 그 중 1명이 목숨을 잃은 ‘부산 세 모녀 사건’(부산일보 2월 13일 자 10면 보도)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던 이들이 의식을 회복하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는 이들을 지원할 방법을 물색하고 있다.

부산 동구청은 세 모녀 중 40대 둘째 딸이 의식을 회복하고 퇴원했다고 16일 밝혔다. 60대 어머니도 의식을 회복하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숨진 40대 첫째 딸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그는 평소 한 직장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는 등 성실하게 삶을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 유력한 원인으로 밝혀졌다. 장례 절차가 끝나는 대로 경찰은 퇴원한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세 모녀는 지난 12일 오후 1시 2분 동구 한 주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첫째 딸은 현장에서 숨졌다. 어머니와 둘째 딸은 당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은 숨진 첫째 딸의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세 모녀는 한집에서 생활해왔다. 인근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평소 몸이 약해 응급실 등 병원을 자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아니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어머니가 기초연금을 수령한 것 이외에는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도 없었다. 건강보험료·전기세·가스비를 체납한 적도 없었다. 이 때문에 동구청에서 실시하는 위기가구 발굴 활동 등을 통해 사고 이전에 발견되지 못했다.

동구청은 이들이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퇴원 후 생계가 막막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금껏 구청에 어떤 복지서비스도 신청한 적이 없었다. 동구청은 숨진 딸의 장례 절차가 끝나면 가족들과 상담을 통해 이들이 처한 상황을 파악한 후 제도적 도움이 가능한지, 기부금 모금 등 다른 방안이 필요한 상황인지 등을 알아보고 지원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유족들이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들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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