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 대권주자들, 동진 정책 등으로 존재감 부각
김두관, 4일 부산에서 북콘서트…김경수, 김동연 등도 영남권 방문
이재명, 비명계 대권주자와의 연쇄회동 마무리했지만 ‘차이’만 부각
야권의 차기 대권 경쟁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경쟁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동진 정책’으로 영남권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개헌, 지역균형발전 등의 쟁점을 제시하며 이 대표화 차별화에 나섰다.
비명계 대권주자인 김두관 전 의원은 4일 오후 부산시 부산진구 노무현재단부산지역위원회 강당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 김 전 의원은 최근 출간한 책 ‘김두관의 헌법개정 제안서’를 중심으로 ‘탄핵 후 새로운 정치와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시국강연을 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에는 부산 서면에서 지역 기자들과 기자간담회도 진행한다.
민주당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달 27일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부산일보사 소강당에서 진행한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부울경 메가시티의 과제’ 강연에서 “부산 금융중심지에는 정부의 정책 금융 기관들이 모두 와야한다”면서 “산업은행은 부산으로 반드시 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같은 날 대구를 찾아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제7공화국을 시작하자는 간절한 호소를 드리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명계 대권주자들이 일제히 영남권 공략에 나선 가운데 이 대표는 오는 6일 부산을 찾아 ‘북극항로 개척’ 관련 브리핑을 들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부산 방문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도 만난다. 비명계 경쟁자들의 영남 공략에 이 대표도 방어에 나선 셈이다.
민주당 비명계 대권주자들이 개헌과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앞세워 영남권 공략에 나선 데 대해선 이 대표와의 차별화를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상대적으로 영남권에서 약세를 보인다고 판단한 비명계 주자들이 존재감 부각을 위해 전략 지역으로 영남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비명계의 차별화 전략과 관련해선 이 대표의 ‘비명계 연쇄 회동’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김 지사와의 회동을 마지막으로 비명계 대권주자와의 연쇄 회동을 마무리했지만 이 과정에서 통합 대신 갈등이 강조됐다.
김 지사의 경우 이 대표와의 회동에서 “지금의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지사는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개헌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유감”이라며 이 대표의 ‘개헌 논의 거부’도 비판했다.
이 대표와 회동했던 김 전 지사도 최근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면서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은 당내 민주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통합 회동이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달 21일 이 대표를 만났던 박용진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회동에 대해 “정치적인 필요성과 또 절박감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지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개인적인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비명횡사’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고 절박함과 필요성은 느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