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도 주식 매매” 70년 만에 ‘복수 거래소’ 개막
4일 ‘넥스트레이드’ 첫 거래 시작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
수수료 혜택 커 투자자 몰릴 듯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 이래 70년 가까이 독점 체제로 이어진 국내 주식거래 시장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복수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시스템 개편과 수수료 경쟁 등으로 투자자들의 권익 제고가 예상되며 증권사들도 투자자 신규 유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이날 오전 개장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이날 개장 행사에서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과 지속적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안정적이고 신속한 거래 체결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증시는 하루 12시간 열려 출·퇴근길에도 거래가 가능해지고 신규 호가 도입으로 다양한 투자 전략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합산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증권사들이 이날부터 참여하며, 거래 종목은 10개를 시작으로 한 달 뒤 80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대체거래소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 이미 활성화된 제도다. 미국의 경우 30여개 ATS가 전체 주식거래 시장의 약 11%를 점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3개 ATS의 점유율이 12%에 달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 시간은 현행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확대된다. 정규 시장 전후로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이 추가된다. 중간가 호가 등 새로운 호가 방식도 도입돼 투자자들의 편의성도 제고된다. 거래 비용 부담 완화도 기대되는 효과다. 증권사가 거래소에 내야 하는 거래 수수료의 경우 한국거래소는 모든 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0023%를 부과하는데 대체거래소는 이에 비해 20~40% 수수료를 인하한다.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되며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 거래소별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한국거래소(KRX), 넥스트레이드 중 고객이 직접 선택해 주문을 내는 기능도 도입됐다. 거래 시간 연장에 따라 공시 및 실시간 정보 알림 서비스가 강화되고 ATS 안내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도 추가됐다.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거래 시장 간의 건전한 경쟁이 투자자에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들에는 원활한 자금 조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거래소도 통합 시장 관리자로서 복수 거래소 시장 시대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