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마가의 두 얼굴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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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불법 체류 한국인 체포 드라마가 큰 고비를 넘겼다. 구금된 한국 노동자들이 강제추방이 아닌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할 수 있다니 다행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는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영토 내에 최대한 많은 공장을 짓고, 자국민들을 좋은 직장에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가를 뒷받침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조치들이 심각한 엇박자를 낸다는 점이 부각됐다. 큰 규모의 투자를 빠른 속도로 요구하면서 강력한 이민 단속에 나서는 것은 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조치라는 것이다.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놓고도 막상 미국 영토에서 취업하거나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문제, 배터리 공장처럼 최첨단 장비를 다뤄야 하는데도 현지에서 숙련된 노동자를 고용하기가 힘든 문제 등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민원이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마가의 두 얼굴에 한국 사회가 충격을 받았다. 미 당국은 이번 단속을 위해 헬리콥터는 물론 군용 차량까지 출동시켰고, 요원들은 총을 들고 예비탄창까지 준비해 한국인들을 겁박했다.

혈맹으로 알고 있는 미국에 일하러 간 한국인들은 물론 현지 교민들도 자신들이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도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지난 주말 한국에서는 1980년대 대학가의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이나 2002년 ‘효순·미선 사건’의 반미(反美) 구호가 다시 나올 뻔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현재의 이민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제조업 부활’은 고사하고, 이미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마저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콧대 높은 트럼프가 “한국과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것”, “기술자를 불러들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한발 물러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불법체류 한국인 체포 드라마는 한미 관계의 연약한 고리를 다시 보여줬고, 다른 나라들도 긴장에 빠뜨렸다. 조지아주에서 비롯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자칫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질서를 붕괴시키는 ‘나비 효과’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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