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전 세계서 깊은 공감·큰 반향 일으키고 있어”
디즈니, APAC 핵심에 K콘텐츠 배치
글로벌 전략 장기 성장축으로 인식
루크 강 “로컬 작품의 세계화 목표”
지창욱·현빈·정우성·박보영 등 참석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면에 한국 시리즈를 배치했다. 자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에 공급하는 한국 콘텐츠를 단순 ‘지역 흥행 콘텐츠’가 아니라 글로벌 전략의 장기 성장축으로 본 것이다. 이는 디즈니뿐 아니라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모두 주목하는 흐름으로, 한국 콘텐츠가 보여온 확장성이 세계 시장에서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분명히 했다. 강 사장은 이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스토리텔링의 성장세를 강조하며 “한국 창작자들과 협업한 작품들이 전 세계에서 깊은 공감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디즈니+가 지향해온 ‘위대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웹툰, 만화,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감을 받아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로컬 콘텐츠를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스트리밍 시리즈 중심으로 재편된 디즈니+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디즈니는 최근 CJ EN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디즈니+에서 티빙 한국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고, 호주·뉴질랜드에서는 ESPN 스포츠 중계가 디즈니+에 합류했다. 강 사장은 “이 지역에서의 번들 확장은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시청자가 디즈니 세계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며 “콘텐츠 공개뿐 아니라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활용해 로컬 작품을 세계로 확장시키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했다.
디즈니플러스 ‘21세기 대군부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이날 발표한 신작에는 한국 콘텐츠가 대거 포함됐다. ‘조각도시’ ‘메이드 인 코리아’ ‘21세기 대군부인’ ‘골드랜드’ ‘재혼황후’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예능 ‘이게 맞아?!’ 시즌2가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잇따라 시청자를 찾는다. 한국과 일본 등이 협업해 만든 다국적 협업작 ‘메리 베리 러브’도 공개된다. ‘조각도시’의 지창욱·도경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정우성·현빈·우도환, ‘골드랜드’의 박보영·김성철·이현욱, ‘재혼황후’의 신민아·주지훈·이세영,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의 이동욱·김혜준 등이 프리뷰 현장을 찾아 아태 지역 14개국에서 온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반기 공개 주요작 중 하나인 ‘메이드 인 코리아’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가상의 이야기 속에 인간의 내면과 욕망을 담은 이야기”라며 “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욕망을 얼마나 극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지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골드랜드’ 주연인 박보영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재혼황후’의 신민아는 “드레스도 입고 왕관도 쓰다 보니 자세나 태도를 무게감 있게 하게 됐다.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행사에선 12월 24일 공개되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사도 진행됐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한국은 격동과 혼란의 시대였다”며 “전작인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같이 인간의 뒤틀린 욕망, 잘못된 신념을 따라가는 작품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시리즈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1·2회를 공개한 뒤 12월 31일과 내년 1월 7일, 1월 14일에 각각 두 편씩 순차 공개된다. 이 작품은 일찌감치 차기 시즌 제작을 결정해 현재 시즌2를 제작하고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