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성 유적 발견된 부산 ‘기장읍성’, 국가사적 승격 기대
1425년 축성된 체성 해자 확인
앞서 자료 보완 조건 승격 보류
지난 14일 기장군 기장읍 서부리 일원 발굴조사 현장에서 ‘기장읍성 학술발굴조사 현장 공개와 자문회의’가 열렸다. 기장군청 제공
부산시 지정 문화유산인 기장읍성 정밀발굴조사에서 1425년경 축성된 유적이 발견됐다. 그간 추정만 하던 최초 축성 시기가 실제로 확인된 만큼 기장군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승격을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16일 기장군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장군 기장읍 서부리 일원 발굴조사 현장에서 ‘기장읍성 학술발굴조사 현장 공개와 자문회의’가 열렸다. 이번 조사에서 1425년(세종 7년) 처음 축성된 기장읍성의 체성 해자가 확인됐다. 체성은 성곽의 부속시설을 제외한 성벽의 몸체 부분을, 해자는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 외곽에 파놓은 도랑이나 연못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견된 해자는 지대가 높은 북서쪽에서부터 지대가 낮은 남동쪽으로 약 32m정도 이어져 있다. 해자에서는 15세기 인화분청사기와 연질백자 등의 유물도 출토됐다. 처음 읍성을 쌓을 때 만든 해자가 확인됨으로써 축성 시기가 명확해졌다.
기장읍성은 1996년 5월 부산시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읍성이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행정적인 기능을 함께 하는 성을 말한다. 기장읍성은 북쪽의 낮은 산과 남쪽의 평지에 걸쳐 만들어졌다. 성곽의 길이는 약 1km 정도이며 높이는 4m다. 성곽 외벽은 기초부 위에 지대석을 설치하고 돌을 쌓아 축조했다.
기장군청은 이번 발견을 바탕으로 시 지정 문화유산인 기장읍성의 국가사적 승격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2020년 1월 군청이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에 승격신청을 했으나, 2021년 6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류 결정됐다. 당시 학술성과 등 자료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군청은 이번에 최초의 축성 시기가 확인되는 등 고고학적 의미가 충분히 커졌다고 판단해 다시 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정부와 지자체
로부터 보존 등에 필요한 경비를 보조받을 수 있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기장읍성의 축성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보다 뚜렷하게 밝히면서, 국가사적 승격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라며 “현재 기장읍성이 역사 자료 보완을 조건으로 국가사적 승격이 보류된 상태인 만큼, 향후 관련 절차 진행에 큰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4일 기장군 기장읍 서부리 일원 발굴조사 현장에서 ‘기장읍성 학술발굴조사 현장 공개와 자문회의’가 열렸다. 기장군청 제공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