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특수 숙박료 10배까지… “부산서 돈 안 써” 뿔난 아미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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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콘서트 앞두고 팬 불만 폭주
현장 점검·대체 숙소 등 기능 못 해
바가지요금 근절책 법 개정 지연
부산시 등 단속 법적 권한도 없어

지난 3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뮤직 제공 지난 3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뮤직 제공

다음 달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앞두고 천정부지로 뛴 숙박 요금에 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일부 팬 사이에서는 부산에서 머물지 않는 ‘당일치기’ 방문을 선택하거나, 식비 등 지출마저 최소화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부산시는 현장 점검과 대체 숙소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투숙 가격을 조정할 법적 권한이 없고 단속을 위한 법 개정도 늦어지는 탓에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2월 발표한 정부의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이 법 개정 지연으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당시 정부는 △가격 미표시 △허위 표시 △표시요금 미준수 등이 적발된 음식점과 숙박업소에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숙박업소를 대상으로는 비성수기·성수기·특별행사기간 등 시기별 요금 상한을 미리 결정하고 고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어길 시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법 개정은 요원하다. 이 대책이 적용되려면 ‘공중위생관리법’과 ‘관광진흥법’부터 개정돼야 하는데, 유관 기관이 너무 많아 협의가 길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법 사각지대 속에 내달 예정된 부산의 BTS 공연 기간 숙박 요금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이날 〈부산일보〉 취재진이 부산진구 내 2~3성급 숙박업소 요금을 검색해 보니, 공연이 예정된 12~13일만 가격이 유달리 비싼 숙박업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서면 A호텔의 6월 12일 투숙 요금은 74만 5000원으로, 같은 달 5일(16만 4000원)과 19일(16만 원)에 비해 4.5배 이상 비쌌다. 양정동 B호텔도 6월 12일 투숙 요금이 55만 7000원이었는데, 그 전주와 차주 금요일 숙박 요금은 5만 원대에 불과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 같은 바가지요금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과 부산 135개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BTS 공연 기간 숙박 요금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13일 평균 숙박 요금은 전주 토요일과 다음 주 토요일에 비해 2.4배 수준이었다. 특히 모텔 숙박 요금은 평시의 3.3배에 육박하기도 했다.

터무니없이 비싼 숙박 요금에 부산에 숙소를 잡지 않겠다는 팬들도 속출하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숙박비가 부담돼 콘서트를 당일치기로 간다” “셔틀버스로 당일치기라 콘서트만 보고 돌아올 거다” “부산 숙소가 너무 비싸서 김해에 숙소를 잡았다”는 BTS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술 더 떠 일각에서 부산에서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저 비용으로 체류하고 올 거다” “부산에서 아무 데도 안 갈 거다” “(부산이) 한탕주의 도시라는 생각이 너무 깊게 자리잡혔다. 간식과 물은 싸가고 끼니는 햄버거 세트 정도로 해결해 돈을 안 쓰고 올 거다”는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 22일 합동점검반을 꾸려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공연 시기에 숙박 요금이 몇 배씩 오르더라도, 숙박업소가 해당 가격을 요금표에 기재하기만 하면 지자체가 이를 제재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시는 바가지요금 점검과 함께 지역사회에 ‘공정숙박 챌린지’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부산의 천년고찰 범어사가 먼저 내달 11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 관광객 20명에게 2인 1실 숙소와 사찰음식을 전면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선암사(15명)와 홍법사(최대 48명) 역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무료 템플스테이를 내놓으며 나눔에 동참했다.

공공숙박시설로 지정된 내원정사 템플스테이(21개 실)는 이미 전 객실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부산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아르피나는 기존 요금을 그대로 유지해 전 객실 예약을 마쳤다.

부산시 관계자는 “불교계 참여를 시작으로 관광 업계와 지역 기업, 대학과도 협조해 숙박 시설을 공정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일부 호텔에서는 공정가격 숙박 챌린지 참여 의사를 밝혀오고 있어, 추후 이들에 대한 정보를 비짓부산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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