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월드컵 공인구
전 세계인의 축구 축제인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참가팀이 32개 국에서 48개 국으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장소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분산 개최된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멕시코·남아공전)와 11시(체코전)에 진행돼 밤잠은 설치지 않아도 된다.
월드컵 때만 되면 공인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월드컵 공인구는 월드컵이 치러지는 4년마다 한 번씩 바뀐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주로 골이 많이 나오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골키퍼들에겐 악몽 같은 일이지만, 관중이나 필드 플레이어 입장에선 그리 나쁠 게 없다.
이번 대회도 어김없이 월드컵 공인구가 새롭게 등장했고, 이를 분석한 재미난 논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 사용할 공인구 이름은 ‘트리온다’이다. 개최국 세 나라를 뜻하는 트리오(Trio)와 스페인어로 파도를 뜻하는 온다(Onda)를 합쳐 ‘세 개의 파도’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공인구는 역대 최초로 4개 패널을 사용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6개의 패널로 이루어졌던 예전 공인구에 비해 패널 2개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여대 스포츠운동과학과 홍성찬 교수는 “4패널 구조의 트리온다는 방향 의존성이 강해 선수들의 킥 세팅과 골키퍼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멕시코는 해발 1550m가 넘는 고지대여서 이번 공인구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다고 했다. 패널수가 적은 공으로 고지대에서 경기를 하면 킥 비거리가 많게는 3.5m까지 늘어나고, 골대 도달 높이도 35cm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다는 이야기다.
홍 교수는 프리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회전 슈팅이 이전 공인구보다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중거리 슈팅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되도록 낮에 차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상대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공격수들의 침투 타이밍은 평소보다 빨라야 하고, 짧은 패스 강도도 조금 줄여한 한다고 조언했다.
홍명보호가 월드컵 원정 최고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전술적 부분이 중요하지만 환경적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고지대 적응을 마친 태극전사들이 공인구의 과학적 접근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