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혜택을 상시 적용처럼 기만… 쿠팡에 과징금 5억
와우멤버십 가입 때만 혜택 불구
회원 유인하려 중요 정보 누락
공정위 “합리적 구매 선택 방해”
멤버십-할인 연계 광고 첫 제재
쿠팡 와우회원 가입으로 연결되는 광고 이미지.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쿠팡이 일회성 쿠폰 적용가격을 유료멤버십 ‘와우회원’에 가입하면 계속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것처럼 속여 광고한 행위로 법정 최고 수준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3370만여 건에 달하는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도 이르면 10일 결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2020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와우회원가’가 일반 판매가보다 저렴한 것처럼 강조해 광고한 소비자 기만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한다고 9일 밝혔다. 당시 쿠팡은 ‘와우회원가’가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가입 시 발급되는 일회성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은폐·누락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쿠팡은 2020년 3월 ‘와우회원가’ 광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와우회원가’를 와우 회원에게 상시로 적용되는 가격이라는 의미로 사용했고, 일회성 쿠폰은 따로 표기했다. 그러다 약 한 달간 와우회원가를 ‘와우 회원 상시 적용 가격’과 ‘일회성 쿠폰 할인을 반영한 가격’으로 광고한 경우 광고 효과를 비교해 테스트했다. 이후 그해 8월부터는 일회성 쿠폰까지 반영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광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광고에 표시된 가격은 멤버십에 가입하면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었고, 소비자는 같은 ‘와우회원가’로 상품을 반복해 구매할 수 없었다.
공정위는 이런 쿠팡의 행위가 ‘와우회원가’의 의미와 적용 범위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함으로써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도록 유인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 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이 해당 광고를 1년 8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쿠폰 할인을 230만 회가량 시행했고, 2020년 8월 483만 명이던 와우멤버십 회원 수가 광고 종료 후인 2022년 5월에는 937만 명으로 450만 명 이상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해 정액 과징금 법정 최고액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와우회원가’ 광고를 시작한 2020년은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 시장이 급성장을 시작하던 시기다. 소비자들이 특정 온라인 쇼핑물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재구매 경향이 높아지는 록인(잠금) 효과가 발생해 초기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했다.
공정위 이영희 표시광고감시팀장은 “이번 조치는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연계된 가격 할인 혜택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유료 멤버십 서비스의 할인 적용 조건과 범위를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고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와 과징금 부과 등 제재안을 심의한다. 지난해 11월 쿠팡의 3370만여 건에 달하는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약 7개월 만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직전 3개년 매출액의 최대 3%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쿠팡의 법정 최대 과징금 규모는 약 1조 3637억 원 수준이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위반 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 규모, 사고 대응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개인정보보호위의 역대 최대 과징금은 지난해 SK텔레콤에 유심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내린 1348억 원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