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낸 유럽 강줄기, 말라가는 EU 경제
메마른 강, 매머드 유해 나와
농업·전력·물류 전반서 차질
GDP 증가율 감소 가능성도
3일 루마니아 다뉴브강이 메마른 모습. AP연합뉴스
유럽의 일상적 경제활동이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륙의 젖줄인 다뉴브강과 라인강 수위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낮아져 농업, 전력생산, 물류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독일 서부 쾰른과 네덜란드 로비트에서 측정된 라인강 수위가 관측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에서 흑해로 흐르는 다뉴브강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군함 잔해와 매머드 유해가 모습을 드러낼 정도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도 연일 최저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의 강줄기가 이처럼 말라붙은 것은 폭염을 동반한 극심한 가뭄 탓이다. 뜨거운 날씨에 비마저 내리지 않으면서 화물선 좌초 위험 때문에 물류가 마비되고 농작물이 말라 비틀어지며 관광업도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세르비아와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서는 모든 생산의 기초여건인 전력공급의 차질이 본격화했다. 헝가리는 자국 전력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팍스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차례로 중단하고 있다. 원전 냉각수를 끌어와야 하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필요한 수준을 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는 원전 냉각수 확보를 위해 다뉴브강 암반을 폭파해 물길을 바꿨다. 가뭄으로 가동이 일부 중단된 체르나보다 원자로가 있는 수로에 더 많은 물을 보내기 위해서다. 루마니아에 있는 포드와 다치아 자동차 공장 두 곳은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2주 이상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가늘어진 물줄기는 물류망도 마비시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내륙수로인 라인강의 대표적인 병목 구간인 독일 카우프의 항행 가능 수심은 2018년 최저 기록인 25cm까지 떨어졌다. 수심이 낮아지면서 화물선은 평소 적재량의 20~30%밖에 싣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포강의 수위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식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뭄에 따른 타격이 확산할 경우 경제성장률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네덜란드 ING 은행의 카르스텐 브레츠키 거시경제팀장은 가뭄에 따른 물류 차질 등이 단시간에 해소되지 않으면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앞서 예측했던 0.8%가 아닌 0.5%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킬세계경제연구소는 물류 동맥 역할을 하는 라인강 가뭄이 3분기 독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1~0.2%P 끌어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