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뭄에 물축제라니”… 밀양 시민 부글부글
밀양 수(水)퍼페스티벌 강행
‘절수형’이라지만 비판 여론
밀양 수퍼페스티벌 포스터.
농업용수 부족으로 산불 진화용 물차까지 지원받는 경남 밀양시가 대량의 생활용수를 사용하는 여름 축제 ‘수(水)퍼페스티벌’을 연기없이 강행하자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산청군의 경우 가뭄 장기화로 어린이 물놀이장 운영을 취소한 바 있다.
6일 밀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026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을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삼문동 밀양강변 일원에서 진행한다.
수퍼페스티벌은 대형 물놀이와 공연, 스포츠 체험을 한 번에 즐기는 대표적인 밀양의 여름 축제로 올해 2회째다. 그러나 시선은 곱지 않다.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밀양의 들녘은 메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도 가뭄 상황을 고려해 밀양시의 물축제 강행 사실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가 필요하고, 절수형 축제를 진행하겠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밀양은 경남에서 특히 농업용수 부족이 가장 극심한 지역 중 한 곳이어서 지난 5일부터 산림청의 산불진화차량을 빌려 무안면 일대 논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지경이다. 특히 5일 기준 농업용수 저수율이 30.4%로 평년 대비 40.2%에 불과한 경계단계이다. 저수율이 조금만 더 떨어지면 ‘심각’ 단계(평년 대비 40% 이하)로 접어든다.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전국적 관심도도 높아 지난 2일에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직접 밀양을 방문해 경남도 박일웅 행정부지사와 함께 폭염 피해 상황 점검과 비상 용수 공급 대책을 논의했고, 5일에는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이 밀양댐을 직접 방문해 차질 없는 용수 공급을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경남도도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32억 5000만 원과 농림축산식품부 가뭄 대비 용수개발비 15억 원을 추가 확보해 밀양시에 시군 가운데 최고 금액인 특별교부세 5억 원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물 절약 분위기에 역행하는 대형 물 소비 축제가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대형 물놀이장, 워터슬라이드 등은 대량의 생활용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물축제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번 행사에는 교동정수장에서 취수한 물 총 835톤가량이 사용될 예정이다. 교동정수장은 밀양강 원수를 취수해 밀양 5개 동 지역과 부북면, 상동면 일부에 1일 1만 6000톤을 공급하고 있다. 결국 시민들이 사용할 상수도 물을 축제에 쓰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밀양시는 “가뭄 상황을 고려해 시민 용수원인 밀양댐 물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며 “자체 생산 용수와 사용한 물을 여과해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친환경·절수형 축제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물축제에 사용하는 물을 끌어오는 교동정수장의 물 자체가 밀양 시민이 사용하는 시민 용수원이어서 해명 자체가 거짓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풀장 등에서 사용한 물을 재수거하고 여과하는 공정이 만만찮아 물축제를 예정대로 강행하기 위한 빈약한 변명이라는 비판도 있다. 시는 매일 사용한 물 약 280톤을 살수차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밀양 상남면에 사는 농민 조영훈 씨는 “농민의 밭도 타들어가고, 속도 타들어가는데 아무리 밀양 경제 발전을 위한 행사라지만 울화가 치민다”며 “비가 한 번 오고 가뭄이 일시 해소되는 시기로 미뤄도 될 것인데 이 가뭄에 굳이 물축제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