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도감? 인문학!’ 곤충과 사람이 빚어낸 찬란한 공존의 기록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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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인문학/이상헌

<곤충 인문학> 책 표지. 출판사 제공 <곤충 인문학> 책 표지. 출판사 제공

일반적으로 곤충 서적이라고 하면 도감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도감은 시각적 직관성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지만, 곤충의 자세한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한계에 착안해 저술되었다. 인간과 곤충이 함께 살아가며 빚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냈다. 가령 세계적 부호 가문으로 익히 알려진 ‘로스차일드가’의 나다니엘 로스차일드는 벼룩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평생 26만 마리를 수집했다. 해당 벼룩 컬렉션은 현재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방아깨비는 조선시대 초충도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로 등장했는데, 방아깨비는 과거 자손 번창과 다산의 상징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인간과 곤충이 엮인 이야기부터 곤충 세계의 신기한 생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방귀벌레는 천적을 만나면 몸에서 뜨거운 액체를 분사한다. 방귀벌레의 뱃속 저장샘에는 과산화수소와 하이드로퀴논이 섞인 액체가 있는데, 이 액체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의 화학작용을 통해 순간적으로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물을 발사할 수 있다.

인류의 메시지를 싣고 지금도 우주를 항해 중인 보이저호에도 곤충이 실려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소개된다. 영국의 야생동물 사진가가 촬영한 기생벌 이미지가 유일한 곤충 사진으로 보이저 골든 레코드에 수록되어 있다.

곤충 서적답게 훌륭한 곤충의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책장마다 배치되어 있다. 다수의 곤충 서적을 펴낸 저자의 매끄러운 글 솜씨는 독자가 부담 없이 책을 술술 읽어내도록 이끈다. 이상헌/초봄책방/220쪽/1만 8500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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