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넘게 사는 해양식물에 노화 막는 비법 숨어 있다
KIOST 박건후 박사, 연구 착수
예비 연구서 연어 유래 소재 확인
“노화 방지·알츠하이머 치료 물질 발굴 목표”
400년 이상 장수하는 해양생물의 비밀을 풀어 이미 진행된 노화를 되돌리는 ‘역노화’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가 본격 추진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제주바이오연구센터 박건후 박사 연구팀이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한 역노화 해양 소재 개발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생물 유래 바이오소재 기반 노화 극복 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진행된다. 연구팀은 해양생물 기반의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진단·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해 노화 극복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지구상 대표적인 장수 생물 대부분이 바다에 산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400년을 사는 그린란드 상어, 4000년을 사는 흑산호 등 해양생물은 우수한 DNA 복구 능력, 느린 대사 속도, 뛰어난 재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고압·고염분 등 극한 환경에 적응하며 독특한 생물학적 특성을 진화시켜 왔다.
역노화는 노화 속도를 늦추는 차원을 넘어, 이미 노화한 세포를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진행한 예비 연구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 노화 억제 물질인 ‘메트포르민(당뇨병 치료제)’보다 우수한 연어 유래 소재를 확인했다.
이 연어 유래 후보 소재는 세포 수준 실험에서 메트포르민 대비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한 노화된 피부 조직에 해당 소재를 처리한 결과, 주름은 3.8배, 피부 탄력은 3.6배, 피부 치밀도는 2.9배 개선되는 효과가 측정됐다. 다만 이는 세포 및 조직 수준의 결과로, 실제 인체 적용까지는 동물실험과 안전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연구팀은 향후 확보된 후보 소재를 고도화해 기능성 제품, 노화 질환 치료제 개발로 연계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피부·모발 건강을 개선하는 기능성 화장품과 상처 회복을 돕는 창상피복재 시제품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 선도물질 발굴까지 나선다는 목표다.
박건후 KIOST 박사는 “40억 년이 넘는 시간을 품은 바다는 생물들이 노화에 적응해 온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특히 해양 소재는 오랜 기간 인류가 섭취해 온 생물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아 인체 적용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역노화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향후 효능과 안전성을 차례로 검증해 국민의 건강 수명을 늘리고 해양 바이오를 미래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