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익숙한 길을 떠나 마주한 새로운 영토, 저자 이금화의 다정한 위로
길 위에 흩어진 별을 모아/이금화
<길 위에 흩어진 별을 모아> 책 표지. 출판사 제공
누구든 어느 순간 삶이 정체된 것 같은 무력함이 온몸을 감쌀 때가 있다. 중년을 거쳐 노년으로 넘어갈수록 매일 걷는 익숙한 길이 낯설게 느껴지며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저자 이금화는 30년간 수학 입시학원을 운영하며 안정된 삶을 살아오다 예순 이후 갑자기 찾아온 우울과 공허를 마주한다. 이는 ‘이대로 살아도 될까’라는 의문을 품은 순간 찾아오는 정체성의 혼란과 삶의 무기력이 그를 덮친 셈이다.
이때 저자는 이러한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낯선 길 위로 자신의 몸을 던지며 어느덧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한다. 책에서는 마라톤 완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등을 거치며 저자가 깨달은 바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노년에 접어드는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해 간 과정을 담아낸 진솔한 생애 성찰 기록이다.
특히 저자는 입시학원 원장 이후에도 모델, 크리에이터, 순례자 등 계속해서 삶의 영토를 확장해 온 면모를 보여준다. 책은 이러한 여정을 감동적인 에피소드와 유려한 문체로 풀어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더한다.
저자는 “예순 이후에도 새로운 꿈은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두려워도 한 걸음 내디디면 길은 열린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며 “백 번의 망설임 끝에 태어난 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로 새로운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중장년층과 더불어 삶의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서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이금화/미다스북스/280쪽/2만 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