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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이 뜨겁다. 밀양은 최근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과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 사건 현장으로 관심의 주제가 도시 이미지와 배치되는 부정적 소재여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로 성폭행 사건은 20년 전이고, 송전탑 사건은 딱 10년 전 일어났다.
23일 밀양시와 시 산하 밀양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7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인사 매뉴얼을 토대로 지난 19일 최종 사직 처리됐다. A 씨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유튜버에 지목돼 일하던 밀양시시설관리공단에서 사직 처리됐다. 사직서 제출 이틀 만이다.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 등이 2004년 밀양시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1명으로 최근 A 씨를 지목했다. 이후 밀양시와 해당 공단에 A 씨 해고를 요구하는 문의가 빗발쳐 A 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단이 출범한 2017년부터 근무했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달 초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가해자들 신상이 공개되면서 당시 사건이 재주목받았으며 ‘사적 제재’ 등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여기에다 10년 전 밀양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2014년 6월 11일 밀양시가 송전탑 건설 예정지 인근에 주민이 설치한 움막 농성장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 경찰 2000여 명 등이 지원인력으로 동원됐고, 지역 주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딱 10년 뒤인 지난 8일에는 당시 밀양 행정대집행을 기억하는 전국 15개 지역 참가자들이 ‘다시 타는 밀양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과 경북 청도에 모여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달 초부터 밀양시청에는 두 사건과 관련된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시청 홈페이지에는 밀양을 비난하는 글이 도배되고 있다. 밀양시청 홈페이지 ‘시민의소리 코너’에는 하루 100~10여건씩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면서 밀양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동시에 도시 이미지 개선과 재발 방지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밀양 향우라는 네티즌은 ‘밀양의 밝은 미래를 위한 진심어린 호소’라는 글을 통해 “밀양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밀양시도 폭주하는 비난글과 지나친 관심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던 중 사과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안병구 밀양시장과 밀양시내 80여개 사회단체들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시청 대강당에서 사과문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도시이미지 등을 감안해 무한정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사과문 발표를 계획중”이라며 “성폭력 예방 등 재발방지대책 발표를 통해 이미지를 회복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