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2019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3차전이 벌어진 28일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 자이언츠 측 더그아웃 게시판에 적힌 문구다. 다름 아닌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제목이다. 양상문 감독이 빙긋이 웃으며 말한다. “제가 적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삼성전에서 홈런 8개를 내주며 4-23으로 크게 졌다. 양상문 감독이 이 글을 적어놓은 것은 선수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는 하루살이 인생이다.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어제 경기는 지나갔다. 오늘은 새로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삼성과의 3차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27일 경기가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다시 잊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미팅에서 장시환을 불러냈다고 한다. 그는 “동료들은 그가 잘 던지기를 바랐다. 모두 아쉽다면서 격려했다”면서 “도망가지 말고 강하게 나가라고 강조했다. 다음 등판 때까지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화의 산문집 내용 중에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는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과 장시환이 크게 부러진 나뭇가지는 잊어버리고 자신의 날개로 다시 훨훨 날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이 글을 적은 이유도 거기에 있는 듯하다. 남태우 기자 l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