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은 지난 6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와 초구를 받아쳐 프로 첫 홈런을 만들어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 스포츠에서 ‘최초’ 타이틀을 갖는 것은 매우 명예로운 일이다. 값진 노력 끝에 얻은 타이틀이라면 더더욱 그 명예로움은 크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근 ‘KBO 최초’ 타이틀을 따낸 선수가 있다. ‘프로 데뷔 첫 홈런-1번 타자-초구 홈런’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5)이다.
황성빈은 지난 6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회초 1번 타자로 출전해 상대 선발 투수 노경은이 던진 초구 직구(시속 143km)를 쳐 프로 첫 홈런을 만들어냈다.
수도권 원정 9연전을 마치고 부산 사직야구장에 돌아온 황성빈은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을 쳤을 때 느꼈던 감동이 아직 살아있는 표정이었다. 황성빈은 “정말 노경은 선배의 공을 쳤을 때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황성빈은 “SSG 한유섬 선배가 담장으로 달려가서 점프를 하시길래 글러브 안에 공이 들어간 줄 알았다”며 “홈런이 아닌 줄 알고 2루로 가기 전에 주춤했는데, 심판께서 홈런을 알려주시는 것을 보고서야 홈런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황성빈은 “프로 첫 홈런을 치면 멋지게 그라운드를 돌고 싶었는데 막상 첫 홈런을 치면서 멋없게 돈 것 같아서 아쉽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황성빈은 경기 전 팀 동료인 투수 찰리 반즈와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당일 SSG와의 경기 전 반즈는 황성빈에게 ‘오늘 홈런 하나 쳐달라’고 말했다. 황성빈은 반즈에게 “알겠다”며 호기롭게 홈런을 자신했다. 반즈에게 했던 자신감은 실제 홈런으로 연결됐다. 잠깐 더그아웃 뒤 팀 클럽하우스에 있던 반즈는 황성빈이 홈런을 친 소식을 듣고 더그아웃으로 나와 황성빈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황성빈은 “반즈가 홈런을 치고 돌아오자 너무 기뻐했다”며 “홈런 이후에는 저를 베리 본즈(전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로 부른다”고 웃었다.
황성빈은 프로 첫 시즌인 올 시즌에 롯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팀 간판타자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 타율 0.293, 46안타, 7도루를 기록 중인 황성빈은 롯데 야구에 활기를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