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의 최강국을 가리는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로 2024에 출전하는 24개 팀은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열전을 치른다.
치열한 예선을 뚫은 2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 2위가 일단 16강 토너먼트행 티켓을 받는다. 3위 팀도 조별리그 성적을 통해 상위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대회의 끝을 알리는 결승전은 다음 달 15일 오전 4시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가장 주목받는 팀은 단연 개최국 독일이다. 독일로서는 이번 대회는 최근 추락한 자국 축구의 위상을 다시 드높일 절호의 기회다.
'전차 군단'이라 불리며 세계를 호령하던 독일 축구는 최근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6위까지 떨어졌고, 주요 대회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이지만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본국행 짐을 쌌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독일은 2018 러시아 대회에서 한국과 치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고, 카타르에서도 아시아 팀인 일본에 패하는 등 고전하다가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당시 서독에 패한 후 "축구라는 건 간단하다.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다가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한 잉글랜드의 전설적 골잡이 게리 리네커는 독일이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떨어지자 발언을 이같이 정정하기도 했다.
"축구라는 건 간단하다.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다가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다. 독일이 조별리그만 통과한다면…."
독일은 지난 유로 2020에서도 홈팀 잉글랜드와 16강전에서 0-2로 패해 예상보다 일찍 발길을 돌렸다.
계속되는 부진 속 '전차군단이 녹슬었다'는 평가까지 받은 독일은 2021년 6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무소속)까지 다시 불러들였다.
그는 넓은 시야와 빼어난 패스 능력은 물론 창의적인 플레이와 뛰어난 세트피스 소화 능력을 앞세워 독일의 '중원 사령관'으로 맹활약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돌아온 크로스는 선수단에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을 제공했다. 그는 이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다. 독일 선수들이 크로스에게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안길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실제로 크로스가 합류한 이후 네 차례 A매치를 치른 독일은 3승 1무로 순항 중이다.
역대 우승 횟수는 독일과 스페인이 3회로 공동 1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2회로 그 뒤를 추격 중이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계산한 독일의 안방 우승 가능성이 12.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옵타가 확인한 우승 후보 1순위는 잉글랜드(19.9%)다. 안방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잉글랜드에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특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유럽 최강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핵심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 등이 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다.
카타르 월드컵 결승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와 격전을 펼친 프랑스(19.1%)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월드컵 당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세기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여섯 번째 유로 무대를 밟는다. 6차례나 유로 본선을 밟는 선수는 호날두가 유럽 축구 사상 처음이다.
월드컵도 벌써 5차례 출전한 호날두는 메이저 대회인 월드컵과 유로만 따져도 11차례나 출격한 ‘살아있는 전설’로 축구사에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