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지난 19일 오후 3시 30분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켜 전 세계 정보통신(IT)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마비됐다. 런던 증권거래소가 서비스를 멈췄고, 영국 방송사인 스카이 뉴스와 호주 국영 방송사는 생방송에 차질을 빚는 등 전 세계 곳곳의 항공·기차 편이 지연되고 방송사와 은행·병원의 업무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국내에선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에서 한때 오류가 나타나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인천국제공항 63편 등 국내 공항에서 모두 221편이 지연 운항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등 MS 클라우드에 연결된 게임들도 일부 작동 중단에 직면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IT 대란’은 MS의 운영체제인 윈도를 사용하는 PC에서 화면 전체가 파란색으로 채워지는 ‘죽음의 블루스크린’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면서 클라우드(가상서버)에 있던 MS 윈도와 충돌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에서 발생한 사고가 사용 기업들의 피해로 번진 것이다. 클라우드로 묶인 초연결 인프라가 ‘IT 블랙 아웃’을 만들었는데,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 PC 등 피해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MS는 20일(미국 현지시간) 자사 블로그 공지에서 “우리는 현재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데이트가 850만 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침을 윈도 메시지 센터에 게시하고 수백 명의 엔지니어와 전문가를 배치해 고객들과 함께 서비스를 복구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IT 대란과 관련 부산 기업들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어부산의 경우에도 별도의 발권·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서 운항에 차질이 없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21일 기준으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중기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부산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접수된 관련 피해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