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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순간을 소환하는 달콤한 조각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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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름 작가의 신작 ‘마깨또’. 비트리갤러리 제공 이여름 작가의 신작 ‘마깨또’. 비트리갤러리 제공


이여름 작가가 자신의 신작인 마깨또 시리즈를 보고 있다. 김효정 기자 이여름 작가가 자신의 신작인 마깨또 시리즈를 보고 있다. 김효정 기자

유난히 일이 안 풀리고 힘든 소식이 날아드는 날이 있다. 퇴근하다가 문득 발견한 아이스크림 한 스푼, 조각 케이크 1개가 위로가 된 적이 있다. “단 게 당긴다”는 표현은 힘이 빠져서 충전할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이여름 작가가 작품으로 전하는 위로와 힐링은 이 같은 생각에서 출발한다. 2022년 비트리 갤러리 서울점에서 처음 연 개인전 ‘아이스크림 속 인생’에서 투명한 아이스크림 바와 젤리 곰 안에 행복한 일상을 담은 미니어처나 치료 알약을 넣은 부조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365일을 뜻하는 365개 치유의 곰 시리즈는 갤러리를 찾은 많은 관객이 기념품처럼 1점씩 구입하며 사랑을 받았다. 함께 선보인 아이스크림 시리즈 역시 인기가 많았다. 소품이기는 해도, 당시 화랑가에선 신인 작가의 첫 개인전에서 작품이 엄청나게 팔렸다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전시 이후 ‘아이스크림 작가’라는 별명이 생긴 이 작가가 2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비트리 갤러리 부산점(수영구)과 서울점에서 동시에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 ‘SWEETCH’는 달콤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Sweet’와 전환이라는 뜻의 ‘Switch’를 합성해 만들었다. 잊어버린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다시 행복으로 소환하고 바꾼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석사와 박사까지 끝냈지만 정작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사랑했던 가족을 떠나보내고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치유와 위로에 대해 생각하며 늦게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바 안에는 일상의 장면을 담은 오브제를 넣었고 곰 안에는 알약을 넣었다. 일상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 같은 작품을 보며 스스로 힘을 차렸다. 내게는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일상이 있었고, 치유의 힘이 있었다.” 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여름 ‘마깨또’.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마깨또’.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라이프 인 아이스크림’.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라이프 인 아이스크림’.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라이프 인 아이스크림’.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라이프 인 아이스크림’.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에선 신작으로 ‘달고나’ ‘마깨또’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가 등장했다. 유리처럼 투명한 느낌을 내기 위해 이 작가는 레진을 사용한다. 실금이 생기거나 기포가 생기지 않고 깔끔하고 투명한 조각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다. 물론 굉장히 섬세하게 사용해야 하는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액체 레진을 1㎝씩 붓고 말리고를 반복하며 원하는 두께의 부조 조각을 만든다. 오브제가 정확한 위치에 자리 잡도록 작업하는 것도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여러 개를 만들어도 그중 60~70%는 실패해요. 금이 생기고 기포가 생기죠. 성공한 작품 1개는 여러 개의 실패가 포함된 거라 귀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인 대형 달고나 작품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

작가의 설명처럼 이번 전시에선 대형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대형 달고나 안에 코일을 넣어 세련된 현대 미술 작품이 탄생했다. 젤리 곰 시리즈에 이어 몸 안에 연고가 들어간 ‘마깨또’ 시리즈도 선보인다. 마깨또는 ‘마를 깨뜨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젤리 곰 시리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마깨또는 곰 같기도 하고 원숭이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하다. 사실 특정 동물이 아니라 그 어떤 동물로도 보일 수 있는 작가만의 새로운 창조물이다. 무척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라 보는 순간 미소가 나온다.

이여름 ‘달고나’.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달고나’.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달고나’.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달고나’.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푸딩 하트’. 비트리 갤러리 제공 이여름 ‘푸딩 하트’. 비트리 갤러리 제공

부산에서 여는 첫 전시인 만큼 비트리 갤러리 부산점에선 신작 마깨또와 달고나 시리즈 외에도 기존 작가의 시리즈인 아이스크림 바와 젤리 곰, 스윗 하트 시리즈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8월 17일까지 열린다. 비트리 갤러리 부산점은 수~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운영되며 일~화요일은 휴무이다.

이번 부산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형 달고나 시리즈 작품을 보고 있는 이여름 작가. 김효정 기자 이번 부산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형 달고나 시리즈 작품을 보고 있는 이여름 작가.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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