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서 국내 최초로 LNG 추진 컨테이너 선박에 대한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STS) 방식의 LNG 벙커링, 하역 동시작업 실증에 성공했다.
이번 실증은 해양수산부, 부산항만공사(BPA), 선사, 하역사, 항만 운영사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8일 부산항 신항 5부두(BNCT)에서 진행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약 14시간이 걸렸다.
대상 선박은 1번 선석에 접안한 프랑스 선사 CMA CGM의 2000TEU급 컨테이너선 ‘비스비(VISBY)’호였다. 이날 화물을 싣고 내리는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동시에 해상에서 한국엘엔지벙커링(주)의 LNG벙커링 전용선이 비스비호에 호스를 연결해 LNG 270t을 공급했다.
컨테이너 선박에 대한 LNG 벙커링, 하역 동시작업 실증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안전사고 우려와 벙커링 여건 미흡 등으로 동시작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해외에서도 헬싱키항, 싱가포르항, 상하이항 등 정도만 동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수부와 BPA는 성공적인 실증을 위해 선박입출항료를 면제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통해 동시작업 관련 안전 제도를 점검했다. BNCT도 안전사고 대응 매뉴얼을 기반으로 작업환경 정비, 비상상황 대비 훈련, 작업자 안전교육 등을 실시했다.
이번 실증에 성공하면서 부산항은 선박 연료 전환 추세에 맞춰 항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 하역과 벙커링 동시작업으로 정박 시간과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돼, 글로벌 선사들의 기항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LNG 추진 선박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해외 주요 항만은 LNG 벙커링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벙커링과 함께 하역 동시작업도 진행한다. 실제 하역과 LNG 벙커링 동시작업 가능 여부는 항만과 선박 연료 공급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주요 척도가 되고 있다.
정부는 그간 LNG 벙커링 기술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지난해 10월 광양항에서 벌크선 LNG 벙커링 동시작업을, 지난 2월에는 부산항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자동차운반선 벙커링 실증을 진행했다.
해수부는 친환경 선박 연료로 주목받는 메탄올, 암모니아의 벙커링 절차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벙커링, 하역 동시작업 실증(부산항)과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울산항)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BPA도 올해 하반기 부산항 내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메탄올, 암모니아 등도 부산항에서 공급 가능하도록 힘쓸 계획이다. 강준석 BPA 사장은 “이번 동시작업 실증 성공이 부산항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번 실증은 국내 항만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앞으로도 국내 항만의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역량 강화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