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계속 미루고 있다.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4개 지역 가운데 3개 지역에서 후보를 확정했지만 금정에선 경선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 후보 결정이 늦어지는 데 대해선 조국혁신당과의 단일화가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전남 곡성 군수 재선거 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10월 재보궐선거 3개 지역(전남 곡성, 영광, 인천 강화) 후보를 확정했다. 인천 강화는 공천 심사를 통해 단수 공천을 결정했고 곡성과 영광에선 각각 3인 경선으로 후보가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그러나 금정에서는 경선 실시 여부도 확정하지 않고 ‘인재풀’을 넓히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지역 주요 인사들에게 경선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인물을 경선에 참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금정 공천을 미루는 데 대해선 조국혁신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정 후보를 확정한 혁신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요구한 가운데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이 실시될 경우 민주당이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명 2기’ 체제 첫 선거에서 혁신당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과 정면대결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혁신당에선 당의 간판인 조국 대표가 다음 주부터 전남 영광군과 곡성군 양쪽에 월세방을 구하고 ‘숙식 선거운동’을 할 예정이다. 혁신당은 영광군수 예비후보 4명과 곡성군수 예비후보 2명의 경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11일 최종 후보가 확정된다. 조 대표는 후보 확정 직후 전남으로 내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도 혁신당 바람이 거셌다. 혁신당은 총선 호남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차지했고, 영광·곡성에선 1%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을 추격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혁신당이 깃발을 꽂게 된다면 이재명 체제는 출발부터 타격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혁신당을 향해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8일 SNS를 통해 “어차피 영광 곡성은 민주당이 승리한다”면서 “국민의힘 텃밭인 인천 강화, 부산 금정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승리의 길을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금부터 호남에서 경쟁하면 진보의 분화가 시작될 우려가 깊다”면서 “아직 후보가 결정되지 얂았기에 조국 대표의 통큰 결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호남에서 혁신당과의 경쟁구도를 ‘야권 분열’로 규정한 박 의원은 “범야권의 절체절명의 목표는 정권교체 즉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혁신당에 호남 재보궐 불출마를 요구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민주당의 압박은 호남과 영남에서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전현희·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 6일 부산 금정구청장 예비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금정구청장 보선 민주당 조준영·이재용 예비후보와 함께 부산 동구에 있는 항일거리에서 거리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