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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 8월 주택 전기요금, 작년보다 평균 7520원 더낸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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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해 올 여름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한 공동주택에 한국전력에서 보낸 전기료 고지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해 올 여름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한 공동주택에 한국전력에서 보낸 전기료 고지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 제공

역대급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8월 주택 전기요금이 평균 13% 올라 고지된다. 정부는 올여름 무더위로 전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자 전기요금 인상 시기를 다시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전력(한전)은 지난 8월 주택용 전기의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363kWh(킬로와트시)로 작년 같은 달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른 8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은 6만 3610원으로 작년보다 13%(7520원) 오른다고 덧붙였다.

이는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최종적인 8월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은 9월 말에 확정된다.

주택 전기요금 인상 폭이 사용량 증가 폭보다 큰 것은 주택용 전기에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전기요금을 무겁게 매기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름(7∼8월) 전기요금 체계는 가정용의 경우 '300kWh 이하', '300∼450kWh', '450kWh 초과'의 3단계로 구간을 나눠 위로 갈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고 기본요금도 달리 적용하는 누진제를 적용한다.

작년 8월보다 올해 8월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로 파악됐다. 요금이 증가한 가구의 평균 증가액은 약 1만 7000원이었다. 요금 인상 폭으로는 1만 원 미만(약 39%·973만 가구)과 1만∼3만 원(약 28%·710만 가구) 구간이 많았다. 또 인상 폭이 3만∼5만 원인 가구는 126만 가구(5%), 5만∼10만 원 75만 가구(3%), 10 만원 이상 38만 가구(1%) 등이었다.

가족 수가 많아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고객이라면 단계별 누진 구간을 지나 체감하는 전기요금 상승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전은 “전반적으로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늘었지만 오히려 전기요금이 준 가구도 23%를 차지했다”면서 “냉방 수요 증가에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전기 절약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제한적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전은 전기 사용량 증가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지만, 아직 국내 전기요금 수준은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8월 한국의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인 363kWh의 전기를 썼을 때 요금이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의 2배 이상, 미국은 한국의 2.5배, 독일은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의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한 '정상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가 202조 8900억 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물가 상승 우려를 의식해 한전이 2021∼2023년 원가 아래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한전 부채는 2020년 132조 500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1년 145조 8000억 원에서 2022년 192조 8000억 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202조 4500억 원까지 불어나며 상승 곡선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22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전기요금을 45.3원(44.1%) 인상하며 작년 3분기부터 일단 '역마진' 구조에서는 벗어났으나, 재무 위기 탈출에는 역부족이다. 한전은 대규모 부채로 작년부터 연간 4조 원이 넘는 이자가 발생하면서 흑자를 내도 총부채가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자 비용으로만 2조 2000억 원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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