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얀니크 신네르(세계 랭킹 1위)가 미국의 테일러 프리츠(세계 랭킹 12위)를 제압하며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9일(한국시간)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프리츠와 대결해 3-0(6-3, 6-4, 7-5)으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그는 또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8억 2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이번 승리로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또한 그는 이탈리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신네르는 올해 열린 모든 투어 이상급 대회 결승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시즌 여러 차례 값진 승리를 얻어 자신감을 쌓았다”며 “앞으로도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네르는 지난 3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징계를 받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US오픈 대부분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이러한 논란을 잠재웠다. 신네르는 1회전과 8강전에서 한 세트를 내줬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완벽한 승리를 기록했다. 프리츠와의 결승전에서도 정교한 서브와 정확한 베이스라인 공략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신네르는 한 해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두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을 모두 석권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되었다. 이는 마츠 빌란데르, 노바크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달성했던 기록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신네르가 이 기록을 최연소 나이로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프리츠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는 2009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앤디 로딕 이후 15년 만에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한 미국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프리츠는 2003년 US오픈에서 로딕이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미국 테니스에 대한 기대를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섰다.
프리츠는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결승에 진출했으나, 신네르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고전했다. 첫 서브 공격에서 실수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으며 꾸준한 서브로 포인트를 쌓은 신네르는 프리츠의 강력한 도전에 완벽히 대응했다. 결국 프리츠는 메이저 대회 결승 무대에서 신네르의 벽에 막히며 패배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