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에서 성공 신화를 쓴 추신수(42·SSG랜더스)가 24년 만에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지난달 30일 추신수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4 KBO리그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추신수는 팀이 7-1로 크게 앞선 8회 말 1사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한·미 통산 1만 2145번째 타석이었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며 타석에 선 추신수는 김연주(20)의 직구를 공략했지만,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관중들은 범타로 물러난 추신수를 향해 함성을 보냈고, 추신수도 팬들을 향해 다시 헬멧을 벗고 인사했다.
추신수는 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다.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01년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 위스콘신 팀버래틀러스 소속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마이너리그에서 723경기 3145타석을 거쳐 2005년 빅리그에 입성했다.
MLB에서 추신수는 성실한 훈련과 자기관리로 기량을 꾸준하게 유지했다. 추신수는 2020년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하며 16년 동안 1652경기, 7157타석에 들어섰다. 추신수는 MLB에서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출장 경기·안타·홈런·타점·도루 모두 한국인 빅리거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도를 세 차례(2009·2010·2013년)나 달성했다. 2015년엔 MLB 아시아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2021년 MLB 구단의 영입 제안을 뒤로 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4시즌 동안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51도루를 기록했다. 많은 시즌을 뛰지 못해 누적 성적은 평범하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타자 부문 각종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KBO 첫 시즌 21홈런-25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 달성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다. 이번 시즌엔 출장, 안타, 홈런 등 부문에서 최고령 타이틀도 얻었다.
추신수의 은퇴식은 내년에 열린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추신수가 은퇴식 연기를 요청했다. SSG는 추신수의 바람대로 마지막 경기에서 키움을 7-2로 꺾고, 5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추신수는 “2022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다”며 “한국에서 뛴 4년 동안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