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가을밤이 영화인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4 부일영화상’ 시상식은 그야말로 감동과 축하의 현장이었다. 배우 김동욱과 고아성의 안정적인 진행으로 화려한 막을 연 올해 시상식에는 스타 배우와 감독, 제작자들이 대거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형형색색 레드카펫
이날 본 시상식에 앞서 열린 핸드프린팅,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지난해 수상자들이 참석해 분위기를 예열했다. 지난해 올해의 스타상을 받았던 박보영은 "작년에 상을 받고 이렇게 핸드프린팅 하러 다시 방문한 자체가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고, 지난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종수는 "제가 영화 하면서 처음으로 상을 받은 영화상"이라며 "부산이 고향인데 부일영화상을 다시 찾아 영광이다"라고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동욱, 고아성이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관객 환호가 쏟아졌다. 김동욱과 고아성은 블랙 수트와 블랙 드레스를 ‘깔맞춤’해 입고 나왔다. 임지연은 꽃 장식이 달린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서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레드카펫에 섰을 땐 레드카펫 분위기가 절정에 달았다. 두 사람은 각각 올블랙, 올화이트 슈트 상의를 맞춰 입고 레드카펫을 나란히 걸었다. 이들은 진행자가 던져 흩날리는 꽃가루 아래로 들어가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기애애 ‘별들의 잔치’
미술·기술상 시상에 나선 배우 정만식은 “이런 얼굴로 시상 자리에 올라 관객분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이렇게 보여도 잘 팔리는 얼굴”이라고 농담을 건네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로 미술·기술상을 받은 정성진, 정철민 VFX 감독은 “10년의 대작을 잘 마무리해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화란’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송중기는 “감사한 마음으로 (상을)간직하고, 아직도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리볼버’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임지연은 “예전에 부일영화상 신인상을 받으러 왔었는데 10년 만에 다시 오게 돼 더욱 영광”이라고 했다.
시상식 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르익었다. 객석 곳곳에선 박수와 환호가 끊임없이 나왔다. 이날 축하 공연을 펼친 소수빈은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가을밤을 녹였다.
최우수 감독상의 주인공은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이었다. 박광수 BIFF 이사장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은 김 감독은 “제가 박 감독님 조수였는데 감독님한테 이 상을 받으니까 더 영광스럽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유쾌한 소감으로 열기 더해
올해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정우성이 호명됐을 땐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무대에 등장한 정우성은 “제가 데뷔하고 부일영화상은 처음”이라며 “저 혼자 들기엔 무거운 상 같다. ‘서울의 봄’을 함께 했던 수없이 많은 분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여우주연상을 들어 올린 ‘정순’의 김금순 배우는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에 최우수작품상으로 ‘리볼버’가 호명되자 많은 영화인이 무대에 올라 사나이픽처스의 한재덕 대표에게 꽃을 건넸다. 한 대표는 시상자로 나선 이정재와 진한 포옹을 나눈 뒤 “세 번째로 작품상을 받는다”며 “이병헌 배우보다 네 번째 트로피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