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신한금융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이번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대상과 상금왕을 노리는 다관왕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장유빈은 1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KPGA 투어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이 우승은 그의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으로, 장유빈은 이로써 KPGA 투어의 중심에 섰다.
대회는 초반부터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장유빈은 첫 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나서며 강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점령한 그는 이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4라운드까지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그는 전반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고, 이는 그의 우승에 중요한 발판이 됐다.
그러나 후반 11번 홀(파4)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하며 위기가 찾아왔다. 장유빈은 두 번째 샷에서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는 데 실패해 벌타를 받았고,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다. 그럼에도 그는 약 8m 어려운 퍼트를 성공시키며 보기를 기록, 타수 손실을 최소화했다. 장희민(DB손해보험)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격을 시작했다. 1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장유빈과의 격차를 좁혔고, 16번 홀(파3)에서도 3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9언더파 275타)로 올라섰다. 두 선수는 남은 두 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연장전으로 경기는 이어졌다.
연장전은 18번 홀(파4)에서 치러졌다. 두 선수 모두 페어웨이로 정확히 티샷을 보내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세컨드 샷에서 장희민은 그린 뒤편에 공을 보내며 조금 긴 샷을 기록했고, 장유빈은 그린 앞쪽에 공을 떨궜다. 장희민의 버디 퍼트는 아쉽게도 홀을 지나쳤고, 장유빈은 약 6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는 승리를 확인한 후 모자를 벗어던지며 크게 포효했다.
이번 우승으로 장유빈은 2억 원의 상금을 추가하며 시즌 누적 상금 10억 361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KPG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한 기록이다. 이로써 그는 상금 부문 1위로 올라섰으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에서도 1000점을 추가해 1위를 확고히 했다. 대상 수상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큐스쿨 최종전 응시 자격과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 1년 시드권을 얻게 돼, 장유빈의 국제 무대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시즌 장유빈은 강력한 기량을 선보이며 KPG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 열린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와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김민규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다승자가 됐다. 또한, 아마추어 시절에도 장유빈은 두각을 나타내며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그의 프로 경력은 더욱 화려해질 전망이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 역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정환, 문도엽, 조우영, 박성준은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특히, 이정환은 이날 6타를 줄이며 경기를 마쳤지만, 장유빈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옥태훈이 KPGA 투어 역사상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그는 4라운드에서 또 한 번의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10번 홀에서 라운드를 시작한 옥태훈은 208야드 거리의 13번 홀(파3)에서 티샷 한 번으로 공을 그대로 홀에 넣으며, 상품으로 6000만 원 상당의 벤츠 차량을 받았다. 지난 7월 KPGA 투어 군산CC 오픈 1라운드에서도 홀인원을 기록한 그는 이번 시즌에 두 번째, 개인 통산으로는 다섯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옥태훈 다음으로는 황재민과 김태훈이 각각 네 번의 홀인원을 기록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옥태훈은 “훅 바람이 불어 5번 아이언으로 드로샷을 시도했는데, 공이 들어가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린에 있던 가족들이 ‘홀인원이다’고 외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홀인원이 잦은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성적이 좋지 않아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긴장을 풀고 샷을 했더니 홀인원이 나왔다”고 웃으며 답했다. 옥태훈은 이번 홀인원 덕분에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