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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다대동 옛 한진중 개발, 부지 공매 위기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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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를 대규모 공동주택과 특급호텔로 개발하는 ‘다대 마린시티 사업’(이하 다대 마린시티) 시행사가 3800억 원 규모 브릿지론 이자를 1년 이상 연체하는 등 자금조달 문제로 공매 위기에 놓였다. 개발업계에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와 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매 절차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다대 마린시티 대주단(투자금융사)은 다대 마린시티 사업장에 대한 공매 준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행사 에이치에스디(HSD)는 작년 8월 이후 3800억 원 규모 브릿지론에 대한 이자를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브릿지론 가운데 새마을금고가 2000억 원으로 가장 대출 규모가 크고 하나증권,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제일건설 등 10곳이 1800억 원 규모다. 브릿지론이란 시행사가 토지 매입과 인·허가 등 사업 초기 자금 융통을 위해 금융권에서 받는 고금리 대출이다. 대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건설 자금으로 충당하는 게 개발업계의 일반적인 사업 방식이다.

HSD는 2021년 3월 브릿지론 대출을 실행했다. 당초 만기는 1년이었지만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로 2년을 연장했다. 올해 2월 말 최종 만기가 도래했지만 대출 연장 불허 통보를 받은 뒤 현재까지 대출 연체 상태다.

〈부산일보〉 취재 결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오는 18일을 전후해 해당 사업장을 공매에 넘기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부실 PF 경공매 활성화를 위한 상호금융 모범규준’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6개월의 연체기간이 발생한 이후 3개월 이내에 경·공매에 착수해야 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시행사는 공매를 넘기지 말고 조금 더 시간을 달라고 하지만, 현행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은 강행 규정”이라며 “공매와 관련된 채무자 통지 등 사전 준비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이승연(수영2) 의원은 “대주단 측에서도 그동안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본 PF를 통해 상환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출 연장이 거부되고 상환 압박이 거세지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주단도 채권 확보를 위한 조치에 나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장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시행사 HSD 측은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대출 연장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11월 중으로 본 PF를 실행하면 브릿지론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HSD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와의 시공계약 관련 심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끝마치는 대로 시공계약을 하면 본 PF로 전환되는 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 경기가 녹록치 않은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해 대주단도 기다려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는 2011년 공장 폐쇄 이후 유휴부지로 방치돼 왔다. 2021년 HSD에 매각된 후 부산에서 세 번째로 공공기여협상 형태로 개발이 추진돼왔다. HSD는 이 땅에 최고 48층 11개동, 총 3095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지상 공원, 초등학교, 지하주차장 등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파르나스호텔과 MOU를 맺고 200실 이상 규모의 특급호텔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올 6월에는 사하구청으로부터 부지 내 해양복합문화용지 개발사업 건축허가 최종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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